[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네이버가 700 페타플롭(PF) 성능 이상의 슈퍼컴퓨터를 구축, AI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8일 밝혔다. 700 PF 성능(1초에 70경번의 소수부동점 연산이 가능)은 현재 톱500 슈퍼컴퓨터(top500.org)에 1위에 오른 일본 후가쿠(415PF)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다만 슈퍼컴퓨터 순위는 단일 연산장치 성능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분산시스템으로 구축되는 네이버 슈퍼컴퓨터가 등재될 경우에는 이보다는 낮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이달 중으로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네이버가 이번에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목적은 언어 분야에서의 AI 연구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네이버는 독자적인 AI 플랫폼 ‘클로바’를 구축하고, 음성 인식 및 합성, 이미지/영상 분석,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구개발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일본, 유럽, 베트남 등을 잇는 글로벌 AI 연구 벨트를 조성하며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슈퍼컴퓨터 구축을 통해 한국어, 일본어에 대한 초거대 언어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초거대 언어모델은 보다 자연스러운 언어처리가 가능해 AI 기술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 뿐 아니라 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네이버는 검색, 메신저 등으로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 처리를 위해 700 페타플롭 이상의 성능을 갖춘 슈퍼컴퓨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GPT-3’를 능가할 한국어, 일본어의 초거대 언어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방침이다.
GPT-3는사람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문장과 글을 생성하는 성능을 가진 것으로 주목받는 언어모델이다. 미국의 오픈AI가 만들었으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GPT-3의 독점 라이선스를 획득하면서 최근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편 회사에 따르면 이는 국내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가 될 전망이다. 현재 톱500 순위에 등재된 슈퍼컴퓨터 가운데 가장 빠른 성능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터 '누리온'이다. 누리온은 25.7 PF(1초에 2.57경번의 연산이 가능)로 17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 정석근 클로바 CIC 대표는 “네이버 클로바는 네이버, 라인 등의 서비스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초거대 언어모델을 구축해 기업과 개인 창작자까지 사업과 창작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AI 기술 연구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는 물론 지속적인 인재확보를 통해 글로벌 AI 기술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