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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인싸] 춤추는 약사 ‘고퇴경’, 케이팝 덕후의 크리에이터 성공기

‘핫’ 뜨거운 ‘랜선인싸’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랜선인싸는 온라인 연결을 뜻하는 ‘랜선’과 무리 내에서 잘 어울리고 존재감이 뚜렷한 사람을 일컫는 ‘인싸’를 합친 말입니다. <디지털데일리>가 독자를 대신해 여러 분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랜선인싸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영상이 아닌 글로 만나는 인싸 열전을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연예인을 동경하던 내성적인 케이팝(K-POP) 덕후가 이제는 아이돌이 알아보는 인기 크리에이터가 됐다. 케이팝 좀 좋아한다는 사람이라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 번쯤은 들어봤을 그 이름 ‘고퇴경’, 그는 춤추는 약사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5년이 지난 고퇴경 크리에이터는 CJ ENM 1인 창작자 지원 사업 다이아티비 파트너로, 현재 ‘퇴경아 약먹자’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만 201만명에 달한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구독자들이 그의 콘텐츠를 즐긴다. 춤과 음악, 즐거움은 국적을 불문하고 통한다.

집에서 의상을 바꿔가며 케이팝 댄스를 추던 고퇴경 크리에이터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트, 태국 방콕, 미국 뉴욕에 이르기까지 무대를 전세계로 넓혔다. 해외 케이팝 팬들과 함께 각 나라 랜드마크 앞에서 한국 아이돌 노래에 맞춰 ‘랜덤 플레이 댄스’를 보여주는 모습은, 아이돌 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랜덤 플레이 댄스는 무작위로 재생되는 한국 아이돌 곡에 맞춰 거리에서 팬들과 함께 안무를 소화하는 퍼포먼스다. 지난해 4월 NCT127가 깜짝 등장한 랜덤 플레이 댄스 뉴욕편은 1140만회를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의 영상들은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거쳐 케이팝 한류를 전세계 전파하는 매개체다. 최근 코로나19로 해외 프로젝트는 상당수 무산됐지만, 여전히 그는 케이팝 알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고퇴경 크리에이터는 본인이 ‘즐거워서’ 케이팝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고 말한다.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까지 오롯이 본인의 몫이지만, 이를 일로 여기지 않고 ‘취미생활’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돌아오는 즐거움이 더 크다고 말한다.

다음은 ‘퇴경아 약먹자’ 고퇴경 크리에이터와의 서면인터뷰 내용.

◆고퇴경은 누구?

Q. 채널 및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튜브에서 ‘퇴경아 약먹자’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고퇴경이라고 합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약 5년 반 정도가 지났고, 올해 31살입니다. 주로 케이팝을 주제로 다양한 영상들을 찍고 있고, 약사이기도 해서 약에 관련된 영상들도 꾸준히 찍고 있습니다.

Q. 크리에이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평소에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여러 가지 밈들이나 웃긴 영상을 찾아보는 것을 좋아했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자체를 좋아해서 많이 하기도 했었죠. 그러다 우연히 간단한 영상들을 만들어 직접 올려봤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하나씩 만들다 보니 지금까지 왔네요. 정말로 우연히 제 적성(?)을 찾은 느낌입니다.

Q. 화면 밖 고퇴경은 어떤 사람인가요?

확실히 내성적인 성격입니다. 야외활동을 크게 좋아하지도 않고, 친구 관계가 넓지도 않은 전형적인 집돌이에요. 특히 낯가림이 굉장히 심한 편입니다. 영상으로 먼저 접한 분들은 굉장히 유쾌하고 쾌활한 성격일 것이라고 상상하는데, 실제 정반대 모습에 많이 놀라요. 그래도 이렇게 영상 활동을 하면서 소극적이었던 부분이 조금은 개선되고 있어요.

Q. 케이팝 댄스로 유명한데, 언제부터 춤을 그렇게 잘(?) 췄나요?

저는 지금도 춤을 절대로 ‘잘’ 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항상 열심히 최선을 다해 춤을 추지만, 실제로 춤을 잘 추는 분들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죠. 영상을 위해 춤을 조금씩 추다 보니,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거죠. 성격이 굉장히 내성적이어서 한 번도 춤을 춰보거나 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데요. 약간 운동한다는 느낌으로 춤을 추고 있습니다. 홈트 같은 느낌? 댄스학원도 등록해 다녀봤지만, 재능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 그만뒀습니다.

Q. 케이팝에 관심이 많아 보여요. 관련 콘텐츠도 눈에 띕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케이팝 매력은 무엇인가요?

어려서부터 TV 속 연예인을 무작정 동경하던 학생 중 한 명이었기 때문에 관심이 많습니다. 연예인을 직접 보고, 그들의 생활에 대한 궁금증도 많은 편이죠. 소위 말하는 덕질을 즐기는 편입니다. 뭔가 내가 되어보지 못한 삶에 대한 동경에 가깝죠. 케이팝의 가장 큰 매력은 정확한 안무가 정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전세계 어디에서든 똑같은 노래를 들었을 때 똑같은 장면과 안무를 상상할 수 있어요. 노래가 좋은 것도 물론이고요.

Q. 구독자가 봤을 때 고퇴경 크리에이터 매력은 무엇일까요?

우선, 케이팝에 대한 진정성입니다. 구독자 분들도 이 점을 느끼고 있어요. 요즘엔 세계적으로 케이팝이 대중화돼, 팬덤이나 케이팝 자체 영역도 굉장히 잘 알려졌죠. 저는 그 훨씬 이전부터 케이팝을 좋아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많이 알아주는 것 같아요.

Q. 비슷한 콘텐츠의 다른 크리에이터들도 많은데요. 고퇴경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지금은 많이 대중화가 됐지만, 2‧3분할을 통해 혼자 춤을 추면서도 같이 춤을 추는 느낌을 주고 있어요. 노래가 바뀔 때마다 옷도 같이 바뀝니다. 의상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기 때문에 케이팝 장르와 패러디적 요소를 섞은 느낌을 받을 수 있죠. 정작 춤을 잘 추지 못하는 것도 차별점이 될 수 있겠네요.

◆201만 유튜버, 크리에이터 성공기 엿보기

Q. 시간 배분은 어떻게 하나요?

처음에는 약사 업무도 많이 하면서 크리에이어 일을 병행했어요. 최근에는 유튜브 활동에 집중하고 싶어 지금은 약사 일 비중을 많이 줄인 상태입니다. 콘텐츠 특성상 해외 일정이 많다는 이유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촬영을 포함한 모든 과정을 혼자 해야 하기 때문에 굳이 약사 일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많은 시간이 소요돼, 지금은 영상 제작에만 거의 대부분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Q. 콘텐츠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요?

주로 유튜브에서 여러 케이팝 관련 콘텐츠들을 보면서 생각하는 편입니다. 워낙 다양한 콘텐츠들이 많이 있어요. 정말 가만히 있다가도 갑자기 떠오르는 경우가 많아서, 공책에 그때그때 떠오르는 것들을 적어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살을 붙여가면서 하나의 주제로 완성시킵니다. 항상 공책에는 미완성된 주제들이 10개 정도씩은 쌓여있어요. 조금씩 다듬어가다 보면 언젠간 완성된 영상이 되겠죠.

Q. 콘텐츠 제작 및 구독자 확보 노하우를 공유해 줄 수 있나요?

제가 좋아하는 분야 콘텐츠라 영상을 기획하고, 만드는 일련의 모든 과정들이 즐거워요. 어떻게 보면 이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네요. 요즘엔 편집이나 촬영에 필요한 프로그램들도 많이 나와 있고 카메라나 기계들도 상향 평준화됐어요. 영상 제작 자체는 크게 어려운 과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작이나 운영보다는 본인의 관심, 열정만 있다면 다른 문제는 크게 없을 것 같아요.

Q. 200만명 이상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로 거듭나기까지 힘든 순간은 없었나요? 어떻게 이겨냈는지 궁금합니다.

없었습니다. 크게 걱정이 많은 성격이 아니에요. 중간중간에 채널 성장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시점도 있었고, 조회수가 많이 떨어진 적도 있었죠. 그래도 스트레스틀 받지 않기 위해 노력을 했어요. 내 일이라는 생각보다는 취미생활이라고 스스로가 느끼도록 했습니다.

Q. 채널 소득도 궁금합니다.

최근 영상에서도 언급한 적 있지만, 케이팝을 주제로 영상을 제작하다 보니 채널 수익은 거의 제로(0)에 가깝다고 보면 됩니다. 케이팝을 이용하지 않은 약 관련 영상이나 기타 영상들이 있긴 하지만 비중 자체가 굉장히 작은 편입니다. 유튜브 채널 자체 수익은 기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Q. 크리에이터 활동을 통해 지향하는 바가 있나요?

제가 즐거워야죠. 영상을 찍고 기획하는 것이 즐겁고, 이런 활동을 통해서 활력을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Q.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본인이 영상을 찍는 것을 좋아하고 관심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보세요. 플랫폼도 다양하고 영상 제작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라, 큰마음을 먹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하루라도 빨리 도전해보세요.

◆촬영 뒷이야기

Q. 유튜브를 넘어 TV방송에서도 종종 볼 수 있던데요.


모든 방송이 다 소중한 경험입니다. 연예인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기분 좋은 경험이에요. 같은 장소에서 뭔가를 하고, 사진도 찍고, 방송하는 것 자체가 다 정말 기분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TV방송에 최적화된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어서 유튜브가 조금 더 적성에 맞다는 생각을 합니다. 방송에 나갈 때마다 “아 나는 유튜브를 하기 정말 잘 했다”라는 생각도 하고요. 종종 방송이 있을 때마다 약간 산책하는 기분으로,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Q. 해외에서 진행한 랜덤플레이 댄스가 기억에 남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여의치 않아졌을 것 같네요.

대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잠시 쉬어가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몇 번 보긴 했지만, 아무래도 느낌이 많이 다르기에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지금은 다른 대체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Q.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지금은 사실 코로나19 때문에 주요 일정이 정지되다시피 한 상황이에요. 하루라도 빨리 상황이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영상을 찍는 것이 제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집에서 촬영하는 콘텐츠 위주로 집중해보려고 합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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