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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인싸] 동네야구 전국리그 어때?…프로동네야구PDB가 그리는 미래

‘핫’ 뜨거운 ‘랜선인싸’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랜선인싸는 온라인 연결을 뜻하는 ‘랜선’과 무리 내에서 잘 어울리고 존재감이 뚜렷한 사람을 일컫는 ‘인싸’를 합친 말입니다. <디지털데일리>가 독자를 대신해 여러 분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랜선인싸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영상이 아닌 글로 만나는 인싸 열전을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프로동네야구PDB 운영자 김남현씨. <사진 유튜브 영상 캡쳐>
프로동네야구PDB 운영자 김남현씨. <사진 유튜브 영상 캡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통장 잔고가 50만원 남았을때는 정말 막막했죠. 매주 모임은 열어야 하는데 마땅한 경제수단은 없고... 지금은 경제적인 고민하지 않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냥 단순히 야구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 벌써 8년이나 됐다. 일하는 시간이 일정치 않고 주말에도 야외에서 보내다 보니 여자친구 사귈 시간도 없고 만나도 오래 못간다고 말하는 기아 타이거즈 팬이자 37세 유튜버인 김남현씨.

‘톰톰’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김남현씨는 프로동네야구PDB(이하 PDB)라는 채널을 운영 중이다. PDB는 채널명이자 회사명이다. 김남현씨는 야구 크리에이터이자 6명의 직원의 생계(?)를 책임지는 대표이기도 하다. 팀에서는 투수이자 동네야구 중계때에는 해설자 역할도 한다.

‘일인다역’을 소화하며 동네야구판을 종횡무진 휩쓸고 다니는 김 대표의 목표는 전국의 모든 동네에서 홈런과 삼진콜이 울려퍼지게 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선수 출신도 아니고 흔한(?) 100만 유튜버도 아니다. 하지만 나름 야구 바닥에서는 유명인사다. 한 프로야구팀에서는 관중 입장시기에 맞춰 김 대표에게 시구자를 제안했다. 조만간 모니터, 스마트폰이 아닌 TV 수상기에서도 김 대표를 만날 수 있게 된다.


“통장에 50만원 남았을때는 난감.
영업사원 경험, 콘텐츠 열정으로 이겨냈죠”



광고대행사에서 영업일을 하고 있던 김 대표는 2013년부터 이쪽 일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야구 크리에이터를 하게 된 계기는 물론, 좋아서다.

하지만 단순히 좋아서,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 생업으로서의 크리에이터 길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신용보증재단 돈으로 시작했지만 매주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비용을 쓰다보니 금새 잔고가 바닥을 드러냈다. 통장 잔고가 50만원밖에 남지 않았을 때 이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엄청난 고민을 했다고 한다.

가산다지털단지에 위치한 프로동네야구PDB 사무실. 좀 너저분한 편이다.
가산다지털단지에 위치한 프로동네야구PDB 사무실. 좀 너저분한 편이다.

“그래도 운이 좋았어요. 당시 촬영 외주 일이 하나씩 들어왔고 야구용품 판매처에서 아르바이트도 했죠. 매장에서 숙식하면서 일을 배웠습니다. 영업 경험이 있어서 유니폼 판매도 할 수 있었죠. 재정적으로 어려웠지만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았습니다. 지금은 경제적 고민하지 않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서 좋습니다”

아무래도 야구가 남성 중심의 스포츠다보니 30~40대 남성 브랜드 광고가 많다고 한다. CJ ENM 다이아티비와 계약하면서 광고영업에서 좀 더 자유로워진 것도 도움이 됐다.

김 대표는 스포츠 관련 크리에이터가 많지만 PDB와 같은 채널은 아무나 운영할 수 없다고 자신한다. 그도 그럴 것이 통상 크리에이터와 PD로 구성되는 채널과 달리 PDB는 콘텐츠 제작에 최소 8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네야구 중계에 최소 8명 필요.
1인 크리에이터는 할 수 없는 일이죠”



“솔직히 저희같은 채널은 아무나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동네야구지만 라이브로 하려면 해설자, 캐스터, 카메라, 책임프로듀서(CP), 조연출(AD) 등 최소 8명이 필요합니다. 1인 크리에이터들은 할 수 없는 영역이죠. PDB만의 장점이자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PDB 구독자는 25만명. 적지 않은 숫자지만 100만 크리에이터나 넘쳐나는 것을 감안하면 많다고 보기도 어렵다. 하지만 김 대표는 구독자 규모에는 별 관심이 없다. 느리더라도 야구를 좋아하는 충성 구독자를 늘리는 것이 회사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양준혁 선수가 나온 콘텐츠는 조회수가 1000만이나 됩니다. 이런 콘텐츠를 통해 잠시 주목을 받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PDB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셀럽들이 나오지 않으면 결국 팬들은 떠나게 됩니다. 저희만의 캐릭터를 브랜드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PDB는 셀럽 중심이 아닌 본업인 동네야구 콘텐츠에 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1년치 계획을 세워놓았다고 한다.

“프로야구 룰이 있잖아요. 동네야구도 룰이 있죠. 저희가 하는 프로동네야구도 저희만의 룰을 만들어서 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프로야구는 비디오 판독을 심판이 하지만 저희는 시청자들이 하는 것입니다. 심판이 볼로 판정해도 시청자들이 라이브 영상을 보고 스트라이크에 더 가깝다고 판단하면 스트라이크로 바뀌는 거죠. 시청자들을 콘텐츠 안으로 끌어들이고 경기에 대한 패러다임도 변화시킬 계획입니다”


“올해 라이브 중계 집중,
내년엔 동네야구 전국리그화 갑니다”


<사진제공=다이아TV>>
<사진제공=다이아TV>>

거침없이 질주하던 PDB는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쉼표를 찍고 있다. 아무래도 야구가 여러명이 땀흘리며 하는 스포츠다보니 야외활동 자체가 쉽지 않았다. 최근 다시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철저한 방역과 규정을 준수하면 충분히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계획은 본격적인 동네야구를 라이브로 중계하는 것이다. 올해 충분한 경험을 쌓고 내년에는 전국 동네야구 전국리그를 만들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포부다.

“스포츠의 크리에이터의 미래는 라이브 콘텐츠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당장 수익이 안되더라도 이 쪽에서 경험을 쌓으려 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고 공부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동네야구 저변을 라이브 중계를 통해서 확장하고 이를 통해 사업화도 전개할 계획입니다”

김 대표는 돈을 벌기 위해 PDB 채널을 운영하지 않는다. 하지만 돈이 없으면 채널을 운영하기 힘들다. 단순 취미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 재정에도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냉정하게 PDB는 큰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하지만 돈을 벌지 않으면 우리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없습니다. 지난 8년간 채널을 운영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단순 조회수만으로는 비즈니스는 이뤄지지 않습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포츠 미디어 제작회사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입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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