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프렌즈’, 정신건강의학과‧내과‧이비인후과 전문의 삼총사 -64만명 구독자 ’인기‘ 비결, 어려운 의학‧질환 내용도 재밌게 풀어줘 -“사회에 선한 영향력 끼치고 싶다”
‘핫’ 뜨거운 ‘랜선인싸’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랜선인싸는 온라인 연결을 뜻하는 ‘랜선’과 무리 내에서 잘 어울리고 존재감이 뚜렷한 사람을 일컫는 ‘인싸’를 합친 말입니다. <디지털데일리>가 독자를 대신해 여러 분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랜선인싸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영상이 아닌 글로 만나는 인싸 열전을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대중 과학이라는 말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말인 데 반해, 대중 의학이라는 말은 벌써 듣기만 해도 어색하잖아요. 생각해보면 과학보다 실생활과 깊숙이 관련된 것이 바로 의학인데도요. 많은 사람이 더 재밌게 의학을 접하게끔 하는 것. 이것이 닥터프렌즈의 철학입니다.”
수다 떨기 좋아하는 절친한 친구, 전문의 세 명이 커피 대신 카메라를 앞에 두고 뭉쳤다. 이왕 떠드는 거, 좀 더 많은 사람을 위해 편하게 의학 상식과 질환을 이야기해보자는 것이다. 이 때문일까? 막연히 두렵고 무겁기만 한 주제인데도, 이들을 통하면 유쾌해진다.
정신건강의학과 오진승, 내과 우창윤, 이비인후과 이낙준, 이들 전문의 세 명이 ‘닥터프렌즈’ 주인공이다. CJ ENM 1인 창작자 지원 사업 다이아티비 파트너 닥터프렌즈는 일반인이 궁금해 할 만한 의학 지식을 흥미로운 콘텐츠적 요소로 풀어냈다. 64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비결이다.
예를 들어, ‘슬기로운 의사생활’ ‘사이코지만 괜찮아’ ‘비밀의 숲’ 등 인기 드라마와 의학게임 등을 의사 관점에서 분석한 리뷰 콘텐츠는 흥미롭다. 실제 수술게임 리뷰는 254만뷰를 기록했다. 또한 입냄새, 불면증부터 다이어트 식단, 심리상담까지 주변에서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의사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인 만큼, 병원을 찾기 전 흔히 하는 인터넷 검색보다 신뢰도는 높은 편이다.
닥터프렌즈는 의사와 크리에이터 사이에 서 있다. 의사가 본업인 만큼, 크리에이터 활동은 노는 일처럼 느껴져 즐겁다는 고백이다. 환자를 진료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많은 사람에게 공유해주기 위해 콘텐츠를 만든다. 기부도 적극적이다. 사회에 선한 영향력, 그것이 닥터프렌즈가 지향하는 지점이다.
한편, 닥터프렌즈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분들을 위해 운동량을 늘리면서 일정한 시간에 잠에 들고 식사하는 기본적인 것부터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실내에만 있어도 일정 시간을 두고 손을 씻으라고 추천했다. 마스크 쓰는 것만큼, 손 씻기는 중요한 감염병 예방 행동이라는 설명이다.
다음은 닥터프렌즈 서면 인터뷰 내용입니다.
◆닥터프렌즈는 누구?
Q.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진승, 내과 전문의 우창윤,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입니다. 우리끼리만 친하지 말고, 다들 친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닥터프렌즈라는 의학 전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친구들이 모여 크리에이터가 된 계기가 있나요?
A. (이낙준) 군의관을 마칠 무렵 메디컬 웹소설 연재를 시작했어요. 잘 쓴 글이 아님에도 인기가 있어 굉장히 신기했어요.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의학에 관심도, 흥미도 있는데 정작 의학을 접할 수 있는 매체가 적어 인기를 끈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소설이라는 매체도 좋지만, 최근 각광받는 유튜브, 즉 영상을 통해 의학 이야기를 하는 채널을 만들면 어떠할까 싶었죠. 멤버 정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어요. 원래 우리 셋은 만나서 수다 떠는 것을 참 좋아하거든요. 우리끼리 떠들 시간에 카메라를 앞에 두고 떠들어 보자, 뭐 이런 취지였죠.
Q. 각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내과,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함께 채널을 운영하면서 얻는 시너지는 무엇일까요?
A. (이낙준) 혼자 카메라 앞에서 떠든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이제 유튜브를 시작한 지 만 2년이 넘어가는 시점임에도 혼자 촬영하려고 하면 어색하고 불편할 정도죠. 그에 반해 친한 친구 셋이 함께 찍게 되면 훨씬 편안해집니다.
각자 전공 얘기만 주구장창 했다면 소재가 금방 떨어졌겠죠. 대중이 원하는 내용과 동떨어졌을 가능성도 커요. 가령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이명에 대한 깊고 복잡한 이야기는 흥미롭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지루할 수 있습니다. 옆에서 그런 점을 짚어주지 않았다면 혼자 저 멀리 위치한 외딴 섬 같은 내용만 찍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닥터프렌즈 강점
Q. 본인이 생각하는 닥터프렌즈 매력은 무엇일까요?
A. (이낙준) 셋이 친하다 보니, 우리끼리 떠드는 데서 오는 소소한 재미를 뽑고 싶어요. 질환은 어쩔 수 없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주제입니다. 그런데 그렇게만 전달하려고 하면 해당 질환에 관심 있는 사람이야 보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지루해서 볼 수가 없어요. 많은 사람이 의학과 질환을 친근하게 느끼길 바라는 닥터프렌즈 취지와 맞지 않죠. 그래서 일부러 더 서로 불편하지 않을 만한 선에서 편하게 이야기하고, 재밌었던 일화를 열심히 영상에 섞고 있습니다.
닥터프렌즈 영상의 끝은 늘 가까운 병원에 가보라는 얘기로 끝나요. 셋 중 누구도 이런 병은 나한테 와야 고칠 수 있다는 얘기는 하지 않죠. 시청자는 그런 모습을 순수하다고 받아들여 준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순수성을 지켜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같은 콘텐츠를 다루는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차별점을 꼽아주세요.
A. (이낙준) 제일 큰 차이는 세 명이 다 다른 과를 전공했다는 점입니다. 만약 셋 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라면 한 사람이 질환에 대해 얘기할 때 옆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난감할 거예요. 처음 듣는 얘기란 표정을 짓기엔 능력없어 보이고, 다 알고 있는 얘기란 표정을 짓고 있으면 지루해 보일 테니까요. 닥터프렌즈는 서로가 무슨 얘기를 해도 흥미를 보일 수 있어요. “아, 우리가 서로의 과에 대해서는 정말 아는 게 없구나”라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Q. 주요 드라마를 주제로 한 콘텐츠부터 의학상식 등 다양한 콘텐츠가 흥미를 끌어요.
A. (이낙준) 보다 많은 사람이 의학에 더 가까워지기를 바랍니다. 대중 과학이라는 말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말인 데 반해, 대중 의학이라는 말은 벌써 듣기만 해도 어색하잖아요. 생각해보면 과학보다 실생활과 깊숙이 관련된 것이 바로 의학인데도요. 그래서, 이미 대중과 친숙해진 드라마나 게임, 노래 등에 의학을 얹어 전달하고자 합니다. 물론 질환에 대해서만 더 깊숙이 다룰 때도 있죠. 결국, 두 갈래 영상이 지향하는 점은 같아요. 많은 사람이 더 재밌게 의학을 접하게끔 하는 것. 굳이 꼽자면 이것이 저희의 철학입니다.
◆세 의사에게 묻습니다
Q. 코로나19 장기화 사태로 무기력증과 우울감을 느끼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A. (오진승) 코로나19 초기에는 불안, 초조한 감정으로 병원을 찾는 분들이 많았다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요즘에는 무기력감, 피로감, 우울감 등의 감정으로 찾아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원래 우리가 누리던 일상생활의 단절로, 많은 분들이 고통을 받는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고립감을 느끼는 분들도 많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변화가 생기더라도 자신만의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무기력감과 우울감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외출이나 운동을 못 해 줄어든 신체 활동과 운동량을 최대한 늘리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식사하는 등 기본적인 것부터 건강하게 유지해야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식사나 수면 리듬이 깨지면 기분에도 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스스로 노력해도 일상생활 유지가 어렵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Q.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영양제들이 출시돼 있습니다. 어떻게 먹어야 효과가 있을까요?
A. (우창윤)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다들 많은 요즘이에요. 기존에 잘 알려져 있고, 가장 효과가 좋은 면역력을 올리는 방법은 충분하고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입니다.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은 주 3회 이상, 근력 운동의 경우 주 2회 이상은 하는 것이 좋아요. 본인에게 잘 맞는 다양한 색깔의 과일, 채소를 충분하게 먹어야 합니다. 이는 잘 알려진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본인에게 특별하게 부작용이 없다면 비타민이나 유산균 등 다양한 영양제를 먹어도 됩니다. 하지만 영양제를 먹으니까 기본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Q. 반드시 이것만은 지켜달라는 건강 수칙이 있을까요?
A. (오진승) 이미 많이들 알겠지만,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히 마스크 쓰는 것에 비해 손 씻기는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분들이 많은데, 손 씻기도 마스크 쓰는 것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실내에만 있더라도 일정 시간마다 손을 씻으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물론 이전에 없었던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고통받고 있지만, 매년 봄까지 유행하던 독감이 올해는 몇 개월이나 일찍 종식됐어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들이 손 씻기를 열심히 하고 마스크를 잘 쓴 덕분인 것 같아요.
◆의사와 유튜버 사이, 크리에이터 성공기
Q. 의사는 바쁜 직업 중 하나죠. 콘텐츠 제작, 편집, 업로드 등 일련의 과정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었나요?
A. (우창윤) 환자들을 진료할 때 콘텐츠 아이디어들이 떠올라요. “환자분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구나”하는 것들이죠. 그런 다음, 쉬는 날 다른 일을 하기 전 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콘텐츠 골격을 짜는 걸 먼저 해둬요. 아직까지는 콘텐츠 기획은 일이라기보다 노는 거라고 느껴져요.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혹은 일 끝나고 집에 들어가서 잠들기 전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이 즐거워요.
물론 크리에이터와 의사를 함께 한지 시간이 오래되면서 점점 여러 가지 해야 할 것들이 한꺼번에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한꺼번에 동시에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능률이 떨어지거든요. 해야 할 것들을 노트에 적고,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급한지, 그리고 내가 얼마나 하고 싶은 지 등을 고민해 순서를 정해놓고 딱 하나씩만 집중해 해결하려고 합니다.
Q. 채널 소득과 수익 분배에 대해 알려주세요.
A. (우창윤) 대부분 수익금은 닥터프렌즈 법인계정에 쌓아두고 있어요. 기부하거나, 다른 콘텐츠 제작 혹은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할 수 있어 준비하는 것이죠. 셋 다 크리에이터 외 본업이 있어 가능한 부분입니다. 최근에는 닥터프렌즈에 점점 많은 시간을 쓰고 있어서 교통비나 식사비, 메이크업 비용 등으로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똑같이 나눠 가져가고 있어요. 닥터프렌즈가 주는 용돈이라고 생각해요.
Q. 구독자 확보 노하우를 일부 공개할 수 있을까요?
A. (우창윤) 국내 최초로 의학 드라마를 의사가 분석하고 리뷰했습니다. 의학 게임도 의사가 리뷰한 것은 닥터프렌즈가 처음입니다. 의학이라는 채널 본질에 해당하는 콘텐츠를 꾸준히 업로드하면서 채널의 색을 지키고, 구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하려고 했던 점을 좋게 봐준 것 같아요.
Q. 닥터프렌즈 채널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A. (우창윤) 쑥스럽지만,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요. 이를 구독자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주변 이웃에게, 사회에 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이란 거창할 수 있지만, 아주 소소하고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도 있어요.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나 헌혈처럼요. 자기 주도적인 이타적인 행동은 결과적으로 자존감을 올릴 수 있고, 사회 행복도를 더 올릴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습니다.
Q.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우창윤) 첫 번째 관문은 “시작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입니다. 무엇인가를 시작한다는 건, 시작하지 않는 것보다 무한대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다음, 자기만의 장점을 찾으면서 꾸준히 했으면 좋겠어요. 모든 크리에이터는 자기만의 이야기와 매력이 있어요. 하지만, 시작할 때부터 본인만의 매력과 방식을 아는 분들은 거의 없다고 생각됩니다.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일일 수 있어요. 닥터프렌즈도 아직까지 계속 고민하는 부분이니까요. 창의적인 콘텐츠를 꾸준히 고민한다면, 꼭 많은 분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촬영 뒷이야기
Q. 기억에 남는 방송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오진승)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에피소드들이 기억나요. 이낙준 선생님이 군의관 때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내용을 콘텐츠로 만들었죠. 조혈모세포 기증이 무서운 것이 아니고 백혈병을 앓고 있는 많은 환자들 생명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기증 서약이 늘어났다고 들었어요. 그 인연으로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홍보대사로 선정돼 지금도 활동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힘들어진 취약계층 아동을 위해 유니세프에 1000만원 기부를 했습니다. 유니세프의 차별 없는 구호를 널리 알리는 인플루언서인 유니캐스터로 선정돼 임명장도 받았죠. 앞으로 유니세프와 여러 활동을 할 예정인데, 뜻깊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Q. 구독자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나요?
A. (오진승) 구독자가 많지 않았을 때는 댓글이나 이메일에 하나하나 답변을 달면서 소통했죠. 지금은 구독자가 많아져서 그렇게는 못 하지만, 요청해준 콘텐츠를 만들면서 최대한 소통하려고 해요.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강연이나 오프라인 팬미팅, 행사를 통해서 직접 만나면서 소통했어요.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씩 유튜브 온라인으로 독서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투표를 통해 매달 책 한 권씩 선정해 독서를 한답니다. 온라인 독서모임 덕분에 책을 읽게 된다고 구독자들도 좋아하고, 덕분에 저희도 책을 읽게 돼 기분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