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일본이 총리를 아베 신조에서 스가 요시히데로 교체했다. 스가 정권이 공식 출범했다. 스가 신임 총리는 취임 전 “아베 정권을 계승하겠다”라고 했다. 각료 유임 등으로 뜻을 확실히했다. 한일관계는 현행 유지가 점쳐진다.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남은 임기인 2021년 9월까지 일본을 맡는다.
16일 일본 중의원은 본회의를 열고 스가 요시히데 자민당 총재를 제99대 총리로 선출했다. 참의원도 자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변수는 없다. 스가 총리 체제 출범을 확정했다.
스가 총리는 아베 내각 주요인사를 그대로 각료로 임명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등 8명이 유임했다. 아베 전 총리 동생 기시 노부오 자민당 중의원 의원이 입각했다. 방위상을 맡는다. 일왕 임명장 수여와 각료 인증을 거치면 새 정권이 정식 출범한다.
일본 총리 교체는 우리나라도 중요한 관심사였다. 한일관계를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임 아베 정권은 한일관계를 지지층 결집에 이용했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갈등을 조성했다. 작년 7월 수출규제 강화와 8월 수출우대국(화이트리스트) 제외가 대표적. 외교 불만을 경제 제재로 표출했다. 과거사 부정 등 연이은 망언은 한국 여론까지 악화했다. 아베 정권은 2012년 12월부터 7년 8개월여를 유지했다.
스가 총리는 친한파로 알려졌다. 하지만 “외교는 전임 총리 조언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관방장관 당시 브리핑을 통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이 한일관계 기본’이라고 반복했다. 내각 구성도 그게 다르지 않다. 양국 경색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 당근과 채찍으로 대응했다. 우리나라 요구사항은 원상복구다.
일본이 문제 삼은 수출통제정책을 개선했다. 대화를 위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현재 패널 설치 단계다. 최종 판정까지는 통상 10~13개월이 소요된다. WTO 사무총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법원의 일제 강점기 일본 기업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에 따른 후속 절차는 진행 중이다.
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육성에 나섰다. 일본이 경제 보복을 수단으로 삼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산업 생태계 불확실성 증가도 고려했다. 미국 중국 무역전쟁, 코로나19 등은 국제 분업의 약점을 드러냈다.
정부는 지난 7월 소부장 2.0 전략을 발표했다. 공급망 관리 정책 대상을 일본 우세인 100대 품목에서 글로벌 차원 338개 플러스 알파로 확장했다. 2022년까지 차세대 전략 기술 확보에 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특허전쟁을 대비해 지적재산권(IP) 연구개발(R&D) 의무화에 나선다. 소부장 으뜸기업 100개를 키운다. 첨단산업 세계공장 발돋움을 위해 인센티브 등을 확대한다. 유턴을 포함한 100여개 핵심기업유치를 목표로 잡았다.
성윤모 산업통상부 장관은 “작년 8월 정부는 ‘가마우지 경제’를 ‘펠리컨 경제’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는 소부장 산업이 펠리컨 경제로 갈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확인했다”라며 “소부장 2.0 전략은 소부장 강국, 첨단산업 세계공장으로 우뚝서는 출발점이 되도록 강력한 실천의지를 바탕으로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단기적 변화는 기대라기 어렵지만 새 관계 정립 계기는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화’를 강조했다. 일본도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새 총리 선출을 대화 출발점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