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정부가 연내 공공와이파이 1만개 추가구축 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당초 이번 사업공모에는 통신3사 중 KT만 유일하게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총 180억원을 들여 단독 구축사업자로 나선다. 일각에서는 사업자 입장에서 막대한 비용부담 우려가 작용한 결과가 아니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사업부(장관 최기영, 이하 과기정통부)는 올해 말까지 주요 공공장소에 무료 와이파이 1만개소를 추가 구축한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전국 1만8000개 공공장소에 무료 와이파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우선 1만개를 추가로 구축키로 했다. 이를 포함 2022년까지 총 4만1000개를 확대하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가 주관하고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발주한 이번 구축사업 모집에는 KT가 나홀로 응해 사업자로 선정됐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다른 사업자들은 이번 추가구축 사업이 기간도 짧고 준비가 부족해 연내 진행이 어렵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장소섭외와 실사 등 준비할 게 많은데 기간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와 통신3사가 어느 정도 협의를 거쳐, 아무래도 유선 인프라가 가장 많은 KT가 먼저 하게 됐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번 구축에 들어가는 와이파이6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문제도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는 어렵고 내년 공모엔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공공와이파이 구축이 통신사업자 입장에서 부담이 큰 사업이라는 점을 지목하기도 한다. 당장 KT는 올해 추가구축을 위해 총 18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 본예산과 추가경정예산(추경)은 420억원으로, 정부와 사업자간 투자부담은 7대3 수준이다. 내년부터는 구축 건수가 늘어 더 많은 비용부담이 예상된다. 이번 공공와이파이 확대 사업은 당초 3년간 총 5780억원 투자가 예정된 사업이다.
정부와 여당은 원래 5대5로 진행되던 사업자 부담을 최대한 줄였다는 설명이다. 또한 앞으로 정부와 사업자간 예산비중을 8대2 또는 9대1로 계속 줄여나갈 것을 계획하고 있다. 추후 유지보수 비용 또한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정부 예산에 포함시켜 부담이 덜할 것이라 본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최소 2개 사업자가 참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기대한 수준은 아니지만 7대3이면 어느 정도 부담이 경감됐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KT는 공공와이파이 구축과 더불어 도농간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농어촌 통신망 고도화 사업에도 참여한다. 233개 마을에 초고속인프라를 구축하는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사업성보다 공익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서 “정부의 디지털뉴딜 정책에 협력하는 차원으로, 이번 사업으로 향후 관련 사업경험을 쌓을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