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블록체인] ‘수백% 펌핑은 기본’, 업비트 신규상장 코인이 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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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수백% 펌핑은 기본’, 업비트 신규상장 코인이 왜 이럴까?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20-08-09 11:01:00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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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최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공격적으로 신규 상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 업비트가 가장 두드러지는데요, 최근 업비트는 일주일에 두 세 개 꼴로 신규 상장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업비트의 신규 상장 암호화폐들이 범상치 않습니다. 상장 효과로 인해 업비트에서만 가격이 전날 대비 수백%씩 뛰는 이상 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무섭게 오르던 가격은 몇 분 뒤 폭락합니다.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시총 9위 암호화폐가 500% 급증? “업비트 신규상장 코인이 이상해”

업비트는 지난 4일 원화마켓에 체인링크(LINK)와 테조스(XTZ)를 새로 상장했습니다. 업비트가 다소 늦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두 암호화폐 모두 이미 시장에서 유명한 암호화폐입니다. 코인마켓캡 기준 체인링크는 글로벌 시가총액 9위입니다. 테조스 또한 13위로, 수많은 암호화폐들 중 시가총액 순위가 매우 높은 편에 속합니다.

시가총액 순위가 높다는 것은 해당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많고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업비트 이전에 여러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기도 합니다. 보통 이런 암호화폐들은 가격이 지나치게 크게 변동하는 일이 없습니다. 하루에 수십%씩 뛰는 일은 있어도, 수백%가 뛰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죠.

그런데 그 일이 업비트에서는 일어났습니다. 체인링크와 테조스의 유동성 자체는 풍부하지만, 상장 당시 업비트에서의 유동성은 낮았기 때문인데요. 상장 발표가 있자마자 업비트에서 체인링크 가격은 500% 넘게 뛰었습니다. 테조스도 300% 넘게 뛰었고요, 잠깐이지만 800% 넘게 상승하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도 있습니다.

지난 4일 업비트에서 체인링크와 테조스 가격이 급상승했다./출처=업비트 홈페이지 캡처

앞서 언급했듯 체인링크와 테조스는 시가총액이 큰 암호화폐로, 다른 유명 거래소에도 많이 상장되어 있습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도 상장된 암호화폐들입니다. 이에 업비트의 가격이 다른 거래소보다 7~8배 가까이 높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 소문을 듣고 거래소 간 시세 차이를 이용해 차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과 단타(단기 투자)로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가격은 금방 제자리도 돌아왔습니다. 투자자들이 다른 거래소에서 업비트로 체인링크와 테조스를 옮긴 뒤 팔기 시작하면서 매도세가 강해졌고, 가격은 다른 거래소와 비슷한 원래 가격 수준으로 다시 맞춰졌습니다.

가격 이상 현상이 나타나면서 업비트도 공지사항을 수정했습니다. 업비트는 신규 상장 공지 글에 ‘투자 위험 안내’를 덧붙였습니다. 업비트는 “체인링크와 테조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매우 높은유동성을 지닌 자산”이라며 “업비트와 글로벌 시세 간 차이가 빠르게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신중히 거래해달라”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단기 펌핑 가격에 ‘물린’ 투자자들 속출

문제는 가격이 급상승했던 몇 분 동안 해당 암호화폐를 산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거래소에서 체인링크와 테조스를 가져와 매도한 사람이 있고, 가격이 500% 오른 시점에 체결된 거래가 있다는 것은 높은 가격에 매수한 사람도 있다는 뜻이죠. 이런 경우에는 손실금이 만만치 않습니다.

업비트에서 신규 상장 암호화폐의 가격이 지나치게 변동한 일이 처음도 아닙니다. 지난주 원화마켓에 상장된 스펜드코인(SPND)은 무려 1100% 넘게 뛰어올랐습니다. 역시 지난주에 상장된 아하토큰(AHT)도 100% 넘게 올랐고요.

아하토큰과 스펜드코인이 급상승할 당시만 하더라도, 시가총액이 적은 암호화폐라서 변동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체인링크와 테조스가 이런 의견을 깨면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공격적인 신규상장, 투자자 주의 필요

따라서 신규 상장 암호화폐는 시가총액 순위가 높든 낮든 투자 시 주의해야 합니다. 상장과 함께 가격이 상승할 경우 상장 소식에 따른 단기적인 펌핑인지, 이유 있는 상승세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이유 있는 상승세라면 몇 분만에 가격이 수백%씩 뛰지 않습니다. 단기 펌핑에 맞춰 '단타'를 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신규 상장 때는 가격이 초 단위로 상승하고 하락하기 때문에 단타가 더욱 위험합니다.

특히 요즘 업비트가 매우 공격적으로 상장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업비트는 체인링크와 테조스를 상장한 후에도 5일에는 원화마켓에 보라(BORA)를, 6일에는 BTC마켓에 저스트(JST)를 상장했습니다.

지난 5일 업비트에 신규 상장된 보라의 가격이 급상승했다./출처=업비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보라는 빗썸에도 동시 상장하면서 가격이 100% 넘게 뛰었지만 이내 하락했습니다. 저스트는 원화마켓이 아닌 BTC마켓임에도 50% 넘게 가격이 급증했습니다. 업비트가 신규 상장 공지 글에 ‘투자 위험 안내’를 붙인 뒤에도 이런 현상이 계속되고 있으므로 더욱이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 암호화폐 전문 투자자는 “유동성이 매우 높은 암호화폐도 상장 당시 업비트의 유동성이 낮으면 업비트에서만 단기 펌핑이 발생한다”며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해외 거래소에서 업비트로 암호화폐를 전송하는 투자자들도 꾸준히 있고, 이런 경우에는 해외 거래소와 가격 차이가 많이 나므로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