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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에 11번가 쏙” SKT-카카오 동맹, 플랫폼 시너지 실험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1등 이동통신사 SK텔레콤과 1등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 카카오가 ‘플랫폼 시너지’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에 나섰다. 지난 5월 SK텔레콤 비대면 휴대폰 판매에 이어 이번에는 11번가 서비스까지 카카오톡에 심었다. 3000억원 지분 맞교환을 통해 형성된 양사 동맹이 본격적인 결실을 맺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26일 카카오에 따르면 양사는 카카오톡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더보기’ 탭에 11번가를 노출하는 파일럿 테스트를 지난주부터 시행하고 있다. 카카오톡 더보기 메인화면에 카카오 관계사가 아닌 사업자가 등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정규 서비스가 아닌 시범 테스트지만 카카오톡 주요 화면에 11번가를 포함시켰다는 사실만으로, 양사 동맹의 강도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서비스를 통해 양사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명확하다. 우선, 11번가는 카카오톡이라는 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에 ‘바로가기’ 버튼을 얻었다. 이용자 접근성을 높여 고객으로 확보하기 용이해졌다.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다.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만 봐도, 4500만명이 넘는다. 아직은 파일럿 테스트지만, 정규서비스로 자리 잡는다면 11번가 광고효과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카카오톡과 바로가기로 연결된 유일한 오픈마켓이라는 점도 이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장점으로 부각된다.

다만, 현재 11번가 바로가기를 볼 수 있는 사용자는 450만명 이하다. 카카오톡 더보기 탭에서 11번가를 볼 수 있는 사용자는 10% 미만으로, 아직은 소수 이용자만 이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대상자는 랜덤으로 선정됐다. 파일럿 테스트인 만큼 고정된 정규서비스는 아니지만, 이번 시험을 진행한 후 사용성‧효과 등을 판단해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확장하고, 기업(B2B) 광고상품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톡을 통해 11번가에 접속하면, 카카오페이 결제가 적용된다. 11번가는 ‘SK페이’를 내세우고 있지만, 카카오가 카카오톡 ‘더보기’ 채널을 열어준 만큼 이번 서비스에서 카카오페이를 받아들였다.

또한, 카카오는 이번 서비스에 카카오싱크를 도입했다. 카카오톡을 통해 11번가에 접속하면, 이용자 상황에 따라 카카오싱크로 회원가입을 하거나 계정을 통합할 수 있다. 카카오싱크는 카카오톡 이용자가 클릭 한 번으로 파트너사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게 도와주는 비즈니스 솔루션이다. 11번가는 회원 모객과 동시에 카카오톡 채널 구독자를 함께 늘릴 수 있고, 카카오싱크를 통해 가입한 회원은 별도 앱 설치나 로그인 없이 11번가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싱크는 새롭게 취득한 회원 정보를 바탕으로 세분화된 고객 그룹을 설정하고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정교한 맞춤형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다. 알림톡, 상담톡 등의 비즈 메시지를 활용한 ‘고객 맞춤형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에서도 카카오싱크를 사용 중이다.

앞서,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3000억원 규모 지분교환 협약을 맺었다.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3%,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57%를 인수했다. SK텔레콤이 보유한 5G, 통신인프라, 미디어, 쇼핑, 관계사 서비스와 카카오 플랫폼, 콘텐츠, 금융 등 서비스가 결합했을 때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 유영상 사업부장과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는 ‘시너지 협의체’를 구성해 대표 역할을 맡았다. 현재까지 5~6차례 회의를 진행하면서 협력안을 발전시키고 있다. 양사는 ‘인공지능(AI) 초협력’을 주제로 대표적인 결과물을 연내 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모빌리티, 자율주행, 챗봇 등은 양사가 공통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신사업이다.

AI 합종연횡은 SK텔레콤과 카카오뿐 아니라, KT‧LG유플러스도 추진하고 있다. 산업 경계를 넘나드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플랫폼 간 결합으로 신산업을 모색하고, 이종 사업자 간 협력태세를 적극적으로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국내 대표적인 플랫폼 ‘네이버’를 비롯해 해외사업자 ‘구글’ 등을 견제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언택트(비대면) 플랫폼 간 시너지 실험”이라며 “카카오가 최근 언택트 상황에서 플랫폼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자와 이용자 편의와 사용성을 높이는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용자는 쉽고 편하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으며 새로운 구매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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