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저가부터 프리미엄폰까지 물밑 보조금 대란이 치열하다. 삼성전자 최신 전략폰 갤럭시S20은 ‘0원폰’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애플 아이폰의 경우 상대적으로 잠잠한 편이지만 보급형 아이폰SE 2세대를 중심으로 일부 ‘차비폰’도 목격되고 있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휴대폰 유통망에서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SE 2세대가 현금완납 기준 0원폰을 넘어 차비폰까지 형성됐다. 차비(페이백)는 많게는 5만원으로, 보급형이지만 아이폰 최신작에 페이백이 더해진 경우는 흔치 않다.
애플이 4년 만에 내놓은 보급형 아이폰SE 2세대는 가장 저렴한 출고가(64GB)가 53만9000원(통신사향 기준)이다. 여기에 통신사 공시지원금은 SK텔레콤 8만1000원 LG유플러스 7만2000원 KT 7만원 순이다. 공시지원금을 제외하면 약 45만원대로, 판매자들이 얹어주는 차비를 감안하면 40만원가량 적지 않은 불법보조금이 실리는 셈이다.
물론 아이폰 시리즈는 갤럭시 대비 지원금이 한참 낮은 편이다. 통신사 공시지원금은 ‘짠물’ 수준으로 유명하다. 출시 1~2년된 구작도 중고 판매가가 높아 지원금 액수가 쉽게 올라가지 않는다. 2018년 출시된 아이폰XS조차 아직 공시지원금이 7만원대다. 현재 나온 지 4~5년은 더 된 아이폰7~8 시리즈 정도가 잘하면 40만원인 수준이다.
이유는 제조사인 애플의 판매장려금이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은 보통 통신사와 제조사가 분담한다. 제조사들은 시장경쟁이나 수급 상황에 따라 판매장려금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아이폰 지원금은 대부분 통신사 마케팅비로 충당된다. 그래서 제조사와 통신사 장려금을 합친 갤럭시 모델보다 보조금 대란을 찾기 어렵다.
현행 단말기유통구조법(단통법)에 따라 통신사가 정한 공시지원금과 유통망의 15% 추가 지원금을 초과하면 불법이다. 하지만 일부 판매처에서는 판매자에게 지급되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이 불법보조금으로 전용돼 고객에게 지급된다. 대부분 판매자들은 이 과정에서 일정 기간 고가 요금제 사용이나 부가서비스 가입을 강권하기도 한다.
작년 하반기에 나온 애플 프리미엄 최신작 아이폰11 시리즈는 최근 불법보조금이 최대 40~50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최저 99만원(64GB) 출고가에 7~8만원대 통신사 공시지원금을 감안한 기준이다. 프로 모델이나 용량이 올라갈수록 지원금 액수는 급격히 줄어든다.
올해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20의 경우 10~20만원 가격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부 휴대폰 집단상가와 온라인 불법채널에서는 0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적어도 70~80만원대 고액 불법보조금이 포함돼야 가능한 금액이다. 국내 제조사의 중저가 라인업의 경우 적게는 5~10만원에서 많게는 40만원대 차비를 얹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의 경우 충성고객도 워낙 많고, 5G 가입자 유치에 혈안인 통신사들도 아이폰 신작이 나온다 하면 LTE 단말인 것과 상관없이 사전예약 행사며 혜택이 집중된다”며 “아이폰SE(2세대)의 경우 오랜만에 나온 50만원대 중저가 단말인 데다 고객 관심도 커 상대적으로 보조금 혜택이 커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