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이 오는 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호소문을 발표했다. 특히 언론을 타깃으로 했다. 검찰에 대한 불만도 내비췄다. 이 부회장 유죄 추정 보도를 멈춰달라고 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도움을 요청했다.
7일 삼성은 ‘언론인 여러분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지난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실장 ▲김종증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3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삼성은 이후 세 번째 언론 대상 입장을 발표했다.
삼성은 “검찰은 장기간에 걸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대해 수사했다. 그리고 적법 절차에 근거한 검찰 수사 심의 절차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재용 부회장 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해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라며 “이제 법원의 영장 심사 등 사법절차가 진행될 것이다. 검찰에서는 수사 계속 여부와 기소 당부에 대한 심의 절차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삼성은 법원과 수사심의위원회 등의 사법적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 등에게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 불법행위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사건 관련 ▲자본시장법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위증 혐의를 적용했다. 이 부회장 측은 지난 2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검찰의 영장 청구는 수사심의위 무력화라는 지적을 받았다.
재계는 “자존심이 상했다는 이유로 검찰이 오기를 부린 것으로 보인다”라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하자마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식이라면 이런 제도는 도대체 왜 있는 것이냐”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삼성은 검찰이 언론을 통해 영장 발부 명분을 쌓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검찰은 영장이 기각될 경우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수사는 1년 8개월여를 끌었다. 압수수색은 50여차례를 실시했다. 110여명을 430여회 소환 조사했다.
삼성은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거나 출처 자체가 의심스러운 추측성 보도가 계속되고 있고 그중에는 유죄 심증을 전제로 한 기사들까지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기사들로 인해 삼성과 임직원들이 감당해야 하는 피해가 적지 않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줬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그동안 나온 의혹은 재차 부인했다.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관련 법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역시 국제회계기준에 맞게 처리됐다. 합병 성사를 위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보도 역시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러한 기사들은 객관적 사법 판단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삼성은 물론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회를 달라는 부탁도 다시 했다. 수사가 경제위기 극복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경제는 한치 앞을 전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주역이 되어야 할 삼성이 오히려 경영의 위기를 맞으면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다.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다”라며 “지금의 위기는 삼성으로서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장기간에 걸친 검찰수사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은 위축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간 무역 분쟁으로 인해 대외적인 불확실성까지 심화되고 있다. 이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 삼성의 임직원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최대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삼성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라며 “삼성의 경영이 정상화돼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