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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 톡] 5G 재주는 통신사가 부리고 돈은 누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5G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지 1년이 지난 가운데 5G 서비스 기업인 통신사와 부품 장비기업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통신사들의 경우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며 세계 최초 5G 상용서비스, 타이틀을 획득했다. 하지만 정작 5G가 가입자당매출(ARPU) 등 실적 개선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가 측면에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제살깎기식 경쟁에 머물러 있다.

반면, 5G 통신장비 및 부품 기업들의 경우 날개를 달았다. 큰 폭의 실적 개선은 물론 주가도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통신사들의 투자 만큼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고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세계 최초 5G 타이틀 가졌지만…실적은 부진=지난해 통신3사는 영업이익 하락을 면치 못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으로 SK텔레콤 1조1100억원, KT 1조1510억원, LG유플러스 6862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7.6%, 8.8%, 7.4% 감소했다.

이익 감소의 주된 요인은 5G와 관련된 비용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설비투자비(CAPEX)는 ▲SK텔레콤 2조9154억원 ▲KT 3조2568억 ▲LG유플러스 2조6085억원에 이른다. 마케팅비용은 ▲SK텔레콤 3조700억원 ▲KT 2조7382억원 ▲LG유플러스 2조2460억원이다. 3사 합쳐 8조540억원 가량이다.

투자야 고품질 서비스를 위해서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점유율 순위를 놓고 출혈경쟁을 펼치다보니 전체적인 비용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이익개선에 별 도움이 안되니 주가도 반응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2일 종가 기준으로 SK텔레콤의 주가는 27만2500원, KT 2만9700원, LG유플러스 1만7950원이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크게 출렁거렸다는 점을 감안해 코로나19 영향을 받기 전인 1월 30일을 기준으로 하면 SK텔레콤 23만8000원, KT 2만7000원, LG유플러스 1만4200원이다.

3사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코로나19 이후로 넓혀보면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4월 20일 종가 기준으로 SK텔레콤은 20만3500원, KT 2만3200원, LG유플러스 1만2500원이다. 5G 상용서비스 1년이 됐지만 주가는 서비스 이전보다 오히려 후퇴한 것이다.

향후 전망도 우호적이진 않다. 대규모 투자가 이어져야 하는데 온전히 실적으로 반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이익은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가입자 유치에 손을 놓을 수만도 없는 일이다. 여기에 5G 투자가 상당부분 마무리 되는 내년에는 대선을 전후해 5G 중저가 요금제, 보편 요금제 도입 등 통신비 인하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통신사 투자한 만큼…실적‧주가 수직상승=5G 수혜를 본 대표적인 곳은 통신장비·부품 업체들이었다. 통신사의 투자규모와 비례해 실적이 개선됐다.

주요 장비 상장사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KMW의 경우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68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30%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18년에는 적자였지만 2019년 단숨에 1368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주가 역시 큰 폭의 상승을 이뤄냈다. 5G 상용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초반만 해도 1만원 초반대였던 주가는 5G 투자가 한창이던 9월께 무려 8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통신사와 같은 기준으로 보면 2019년 1월 2일 1만1500원, 12월 30일 종가는 5만1100원이다. 올해 4월 20일 종가는 6만3900원이다.

오이솔루션도 2018년 매출 81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102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대비 2억3000만원에서 582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지난해 초 1만3000원하던 주가도 연말 4만9000원까지 상승했다. 4월 20일 종가는 4만2050원이지만 5G 상용화전과 비교하면 3배 이상의 주가가 상승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고간 기업도 있다. RFHIC는 2017년 62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2018년에는 1081억원으로 큰 폭의 개선을 이뤄냈다. 하지만 2019년에는 1077억원으로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지난해 3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주요 거래처인 화웨이의 제재 여부에 따라 실적과 주가도 요동쳤다. 실제 2017년 10월 1만원 밑에서 형성됐던 주가는 화웨이의 본격적인 투자와 함께 수직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에는 4만800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슈에 따라 주가는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화웨이 리스크에도 불구 RFHIC는 삼성전자, 노키아 등과의 거래로 올해도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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