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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1년] 품질 불신·콘텐츠 부재…5G의 ‘아픈 손가락’


2019년 4월 3일은 대한민국 통신3사가 세계 최초로 5G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날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시범서비스, 그리고 세계 최초 5G 전파 송출에 이어 5G 상용서비스까지 지난 2년여간 국내외 통신관련 기업들은 대한민국 5G 시장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가입자는 1년 만에 500만을 돌파했고 자율주행자동차, 초실감영상,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5G 적용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지난 1년간의 5G 성과와 한계, 그리고 향후 전망을 분석하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끈 지난 1년. 국내 통신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 첫 상용화를 주도한 데다 통신3사가 동시에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5G 가입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하지만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 속에서 정작 5G 네트워크 품질과 킬러콘텐츠, 요금제 등 근본경쟁력은 부족했다는 게 주된 평가다. ‘세계 최초’의 영광과 달리 ‘세계 최고’ 5G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남은 과제가 아직도 산적하다.

국내 5G 가입자는 상용화 직후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7월 가입자 수는 매달 50만명씩 증가했고, 8~9월 각각 90만명 70만명 가까이 늘며 정점을 찍었다. 5G 가입자가 상용화 69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하자 업계는 목표를 연내 500만 달성으로 상향 조정했다.

숫자만 보면 성공적인 결과지만 정작 5G 효용을 체감하는 이용자는 많지 않다. 실제 통신사들의 5G 마케팅 경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가입자 유치에도 힘이 빠졌다. 상향 목표였던 500만명 고지는 작년 연말을 넘겨 올해 2월 가까스로 달성했다. 작년 10월까지 두 자릿수였던 증가율은 이후 4개월 연속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문제는 5G 품질을 불신하는 이용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올해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5G로의 전환 시점을 묻는 설문에서 ‘당장 이용하겠다’고 답한 한국 응답자는 15%에 그쳤다. 중국 응답자 44%가 바로 이용하겠다고 답한 것을 감안하면 국내 5G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적은 편이다.

실제로, 제대로 된 5G 서비스를 이용하기까진 커버리지 숙제가 남아 있다. 올해 2월까지 통신3사가 준공 신고한 전국 5G 기지국 수는 10만8896국이다. 반면 전국망 구축이 끝난 LTE 기지국 수는 87만개에 이른다. 5G는 LTE보다 전파 도달 가능 범위가 짧아 훨씬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 즉, 완전한 통신망을 구축하기까진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실내 5G 품질은 더더욱 기대에 못 미친다. 전파가 닿지 않는 건물 내에서도 5G 신호를 전달해주는 ‘인빌딩’ 구축이 더딘 탓이다. 지난해 3사가 5G 인빌딩을 구축한 건물은 500여곳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5G 인프라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서조차 지하철을 타거나 실내로 들어가면 5G 대신 LTE로 신호가 잡히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5G를 내세울 만한 킬러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점도 진입장벽이다. 통신3사는 상용화 이후 5G를 활용한 가상·증강현실(VR·AR), 클라우드 게임, 스포츠와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발굴해왔으나 아직은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부분 서비스가 기존 LTE로도 가능한 데다 높아진 이용자 눈높이를 충족하기엔 부족했다는 평가다.

불완전한 품질과 서비스는 비싼 5G 요금제에 대한 불만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가장 저렴한 5G 요금제는 월 5만5000원이지만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가입자 특성상 대부분 7~8만원대 고용량·무제한 요금제를 쓴다. 최근에는 월 13만원짜리 5G 요금제가 새로 출시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통신사들이 고가 요금제 개발에만 골몰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통신3사는 올해 5G의 새로운 확산을 위해 보조금과 마케팅 경쟁 대신 품질과 서비스 경쟁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3사는 올해 상반기 5G 통신망 투자 규모를 기존 2조7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전국 85개 시·동 단위로 5G 기지국 구축 작업을 계속하고, 5G 전용 28㎓ 대역 개통과 5G 단독모드인 SA 구축도 연내 끝마칠 계획이다.

5G 활용사례 발굴도 주요한 과제다. 통신사들은 실감형 콘텐츠·클라우드 게임과 같은 B2C 서비스 개발과 함께 스마트팩토리·원격진료 등 B2B 영역까지 사업모델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협업을 강조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5G 콘텐츠·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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