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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1년] 통신3사, 5G 경쟁으로 잃고 얻은 것

2019년 4월3일은 대한민국 통신3사가 세계 최초로 5G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날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시범서비스, 그리고 세계 최초 5G 전파 송출에 이어 5G 상용서비스까지 지난 2년여간 국내외 통신 관련 기업들은 대한민국 5G 시장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가입자는 1년만에 500만을 돌파했고 자율주행자동차, 초실감영상,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5G 적용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지난 1년간의 5G 성과와 한계, 그리고 향후 전망을 분석하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지난해 통신3사는 ‘5G’라는 새로운 기회의 땅을 밟았다. 5G는 고착화된 통신시장을 흔들고, 내수시장을 탈피하고 해외 진출까지 모색할 수 있는 수단으로 부상했다. 탈통신을 이루고 융합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역전의 용사 자리까지 꿰찰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돌았다.

2019년 4월 5G 상용화 후,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는 1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초반 승기를 잡고, 가입자 점유율을 최대한 확보해야 다음 단계를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위 자리를 지키려는 SK텔레콤, 이를 차지하려는 KT와 LG유플러스 간 경쟁에 불이 붙었다.

통신3사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5G 확산도 빠르게 이뤄졌다. 국내 5G 가입자는 약 두 달 만에 100만명을 넘으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올해 2월 기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 수는 처음으로 500만명을 돌파한 536만명으로 집계됐다.

속도가 빠른 만큼, 부작용도 속출했다. 통신3사 과열경쟁으로 초기 5G 시장은 불법보조금으로 점철됐다. 갓 나온 5G 신규 단말이 ‘공짜폰’으로 풀리기 시작했으며 일부 유통망에서는 택시비까지 주는 마이너스폰으로 전락했다. 과열 경쟁에 따라 불법보조금 규모는 커졌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르면 이번 달 전체회의를 열고 통신3사 대상으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방전도 난무했다. 지난해 통신3사는 5G 품질을 놓고 공방전을 펼쳤다. LG유플러스가 ‘5G 속도 측정 서울 1등’이라는 포스터를 대리점에 배포하자, SK텔레콤과 KT는 즉각 반발했다. 양사는 별도 간담회까지 열고 반박했고, LG유플러스는 5G 속도 블라인드를 테스트한 이후 공개검증까지 요청하며 맞불을 또 놓았다.

이러한 3사 공방은 5G 품질 논란을 부추기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5G 상용화 초기단계인 만큼, 아직 커버리지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현재는 10만 기지국을 구축해 전국단위로 5G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건물 안에서 5G를 제대로 사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당시에는 서울 인구 밀집지역에서도 5G가 끊긴다는 소비자 불만이 속출했다. 이에 자사 5G 속도와 품질이 최고라며 서로 싸우는 모습은 오히려 이용자에게 빈축만 샀다.
LGU+가 일부 일간지에 게재한 광고.
LGU+가 일부 일간지에 게재한 광고.

제 살 깎는 경쟁의 결과는 실적 악화로 돌아왔다. 지난해 통신3사 모두 영업이익 하락을 겪어야 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19년 통신3사 영업이익은 ▲SK텔레콤 1조1100억원 ▲KT 1조1510억원 ▲LG유플러스 6862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7.6%, 8.8%, 7.4% 감소했다.

5G 경쟁의 결과다. 통신3사는 총 8조540억원을 지난 한 해 마케팅비용으로 쏟아부었다. 통신3사 설비투자비(CAPEX) 총합은 8조7807원이다. 통신3사별 마케팅비용은 ▲SK텔레콤 3조700억원 ▲KT 2조7382억원 ▲LG유플러스 2조2460억원으로, 설비투자비는 ▲SK텔레콤 2조9154억원 ▲KT 3조2568억 ▲LG유플러스 2조6085억원에 이른다.

위기감을 느낀 통신3사는 시장안정화와 마케팅경쟁 지양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2020년 올해는 5G가 본격화되는 시기인 만큼 수익성을 지키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신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통신3사가 주목하는 곳은 기업(B2B) 시장이다. 5G는 초고속, 초저지연 등의 특성을 갖춘 인프라인 만큼 단순히 통신에 국한되지 않고 제조, 의료, 항만,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분야와 융합할 수 있다.

실제 통신3사는 5G 상용화 후 다양한 산업에서 파트너들과 협력하며 미래 먹거리 창출에 공을 들여오고 있다. 통신사 5G 기술 수출 사례가 나오고 있으며, 스마트팩토리를 비롯해 자율주행 등 다양한 신산업 영역에서 협력 성과가 쏟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지멘스 등 18개 기업·기업과 5G 스마트팩토리 얼라이언스를 구성하는 한편,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공장에 5G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한다. 한국수력원자력과 5G 스마트 발전소를, 서울시와는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SK텔레콤은 일본 라쿠텐, 대만 타이완모바일 등에 5G 기술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KT는 현대중공업과 스마트팩토리를 위해 맞손을 잡았고, 현대모비스와 커넥티드카에 5G 서비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서울병원에는 기업전용 5G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LG유플러스는 홍콩텔레콤에 5G 가상현실(VR) 콘텐츠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과는 올해 상반기까지 드론기체와 스마트드론 관제, 영상서비스의 5G 통신망 연동을 완료할 계획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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