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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과민한가?... 렌털업계, 방문서비스 '연기' 도 급증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집에 아이가 있어서 정수기 필터 갈아주러 오신다는 것 다음으로 미뤘어요. 그런데 먹는 물 필터 교환을 늦게 해도 괜찮을까요? 계속 미룬다고 해결될 것도 아닌 것 같고….”

“같은 고민인데 점검 안 받는 게 더 불안해서 안 받는 것 보단 받는 게 나은 것 같아요.”

“방문서비스 직원입니다. 너무 걱정되시죠? 저희들도 바짝 긴장상태로 손 소독제,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점검하고 있습니다.”

27일 ‘맘카페’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수기 방문 점검을 우려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외부인과 밀접 접촉을 피하려고 필터 교환을 연기했는데, 계속 미루면 깨끗한 물에 위생문제가 생길 것 같다는 우려다.

필터는 물 사용량에 따라 수명이 달라진다. 그 중 평균적인 최적점을 찾아서 정한 것이 필터 교체 주기다. 렌털업계에 따르면 가정마다 물 사용량이 다르고 정수기엔 유효정수량이 있어 조금 늦게 필터를 교환해도 무방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방문서비스 연기 신청이 1월 말부터 발생한 만큼, 아직 필터 교체를 미루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3개월 이상씩 미루다보면 위생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대구‧경북 지역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 19일 이후 정수기 필터 교체 등 방문점검 서비스 연기 신청이 급증했다. 한 렌털업체 관계자는 “설 연휴 직후 코로나19 발생 초기엔 취소‧연기 신청이 전체 계정 수 중 2% 가량이었는데, 지난 수요일(19일) 대구 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날을 기점으로 연기 신청이 10배 이상 늘었다”며 “전체계정 수 중 약 30~40%로 주로 대구‧경북 지역에서 많다”고 설명했다.

일부 렌털업체에선 김포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그 지역 현장 직원이 업무를 거부하는 사례도 생겼다. 소비자와 현장조직 인력 모두 ‘혹시나’ 하는 상황을 우려해 긴장 상태에 놓여있는 셈이다. 렌털업체 대응안도 ‘안전 우선’과 ‘고객 우선’으로 나뉘는 분위기다.

코웨이는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지난 25일부터 이날부터 대구·경북 지역의 환경 가전 방문관리와 홈케어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신규 고객에 제품을 설치하는 것도 당분간 중단키로 했다. 그 외 지역 현장 인력들에겐 마스크·손세정제 등 위생장비를 지급해 감염 예방에 힘쓰고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필터 주기에 맞춰 교체 하는게 가장 바람직하나, 특수상황인 만큼 이를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며 “이외 모든 사업장 회의는 연기하거나 화상으로 대체하고 있고 개별 직원간 접촉도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웰스도 지난 21일부터 대구‧경북지역 사업장을 폐쇄한 상태다. 현장 직원들에겐 최대한 피해가 없도록 보상안을 본사 차원에서 마련 중이다. 방문 일정을 잡을 때 웰스매니저가 먼저 고객에게 방문 보류 연기를 하고 있다. 본사 사무실에서도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하라는 공지가 내려온 상태다. 웰스 관계자는 “대구지역 사업장 일시적 폐쇄는 소비자 뿐 아니라 웰스매니저들의 안전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밝혔다.

SK매직과 청호나이스, 쿠쿠는 회사 차원에서 서비스를 연기하기보다 고객과의 약속을 우선으로 판단했다. 사전 일정 조율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의견을 듣고 서비스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SK매직은 현재 제품 고장 등 필수적인 방문 외엔 방문 연기를 직원이 권유하고 있다.

렌털업체들은 방문 전엔 사전 마련된 방역 지침에 따라 손 소독 및 마스크 착용 후 서비스 및 설치를 진행 중이다. 쿠쿠는 살균수로 제품을 먼저 닦고 서비스를 진행하거나, 고객들이 일상에서도 살균수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추천하고 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서비스 한시적 연기를 검토해보기도 했지만 우선 고객에게 서비스를 받을지, 연기할지 선택 여부를 묻고 고객이 원하는 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렌털업체들은 현재 일시적인 연기는 문제가 없지만 장기화될 상황에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점검 서비스를 약간씩 미루는 경우는 코로나19가 아닌 평소에도 개인사정에 따라 발생했기 때문이다. 가령 SK매직은 기본적으로 4개월에 한번씩 방문하지만,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물 사용량을 파악하고, 아직 필터교체 시기가 아니면 방문 일정을 조율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화될 것 대비해 대책 마련 중”이라며 “아직 렌털비 관리 시점이 도래하진 않아서 그 부분은 주기 내에 해결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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