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1인 가구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렌털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정수기로 대표되는 전통제품 뿐 아니라 새로운 가전들로 품목을 늘리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미래 성장성이 높다고 계산되는 시장에 대기업도 곁눈질을 한다. 기업들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렌털 한류'도 이끌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급변하는 환경에 따른 전통 렌털시장의 변화와 성장 방향을 전망하고, 우리 기업들이 국내외에서 격전을 펼치는 모습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소유에서 경험을 중시하는 시대가 오고 가전 시장이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의 영향으로 기존 제품들은 관리‧위생의 중요성이 올라갔다. 이전에 없던 신가전들은 필수제품 대열에 오르며 먼저 체험해보고 싶은 소비자들이 증가했다. 이런 소비자들의 ‘관리’와 ‘선경험’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줄 수 있는 분야는 ‘렌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렌털은 현재도 급성장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시장은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올해 40조1000억원을 기록해 4년간 연평균 11.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세를 따라 코웨이를 비롯해 가전용품 렌털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 계정 수 기준 렌탈시장은 코웨이가 624만개로 부동의 1위이며, 최근 200만 계정수를 돌파하며 신흥강자로 올라선 LG전자와 SK매직, 쿠쿠, 청호나이스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기업들의 성장 전략은 크게 두 흐름으로 나뉜다. 코웨이나 청호나이스 등은 ‘관리 솔루션’을 앞세운다. 렌털제품 사용을 하면서 인력을 붙여 전문적인 서비스를 함께 받는 걸 강조한다. 주로 중장년층이 선호한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주요 고객층이 중장년층 분들인데 가격이 높게 느껴지더라도 전문 서비스를 받는 걸 선호하시기도 한다”며 “방문 직원과 친해지며 말동무가 되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맥주제조기나 식물재배기처럼 수요는 확실하지만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제품들의 주요 고객층은 젊은층이다. 구입 전 먼저 ‘경험’하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웰스 관계자는 “소비트렌드가 바뀌면서 특히 젊은층이 업그레이드 된 제품이나 새로운 제품을 체험해보고 싶은 욕구가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렌털업계 두 전략의 출발점이 모두 ‘정수기’에 있다는게 특징이다. LG전자도 2009년 렌털시장에 진입할 때 처음 선택한 품목은 정수기였다. 정수기를 구입할 땐 ‘필터 관리 서비스’가 따라 붙는다. 정수기를 일시불로 구입하거나 렌털로 구입 후 5년 이상 사용해 소유권이 고객에게 넘어가도 관리 서비스는 정기적으로 받아야한다. 물론 최근엔 자가관리 필터용 정수기도 출시 중이지만 이는 렌털산업이 커지면서 다양해진 소비자 선호의 일부로 보고 있다.
렌털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필터는 사용자들이 직접 갈기도 하지만 정수기는 보다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해 관리를 받지 않으면 못 쓰는 제품이 대부분”이라며 “처음 렌털을 할 땐 사용료와 관리비를 함께 지불하고, 고객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후엔 ‘유지계약’을 통해 사실상 관리 서비스비만 받는다. 통상 1년에 15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수기 도입에는 기업들의 더 큰 그림이 있다. 관리 서비스비로 수익을 얻는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집안에 발을 들여 파생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게 그 목적이다. 가령 낯선 직원이 노크를 하거나 전화를 걸어 상품 제안을 할 때보다는 정기적으로 봐온 사람이 직접 집안에 없는 제품을 파악하고 상품을 제안 할 때 판매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이런 현장 직원들 중심의 유통망은 기술은 확보했지만 판매경로를 확보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일부 렌털업체들은 설계‧개발능력을 갖춘 중소 제조업체의 제품을 제조사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일시불 판매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미 포화된 정수기 시장에 또 정수기로 들어오려는 회사가 있다면, 그건 정수기만 팔려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생기는 파생영업의 시장을 보고 들어오는 것”이라며 “그때 판매하는 제품은 꼭 필터 관리처럼 정기서비스를 받을 필요 없는 제품도 기간 대여로만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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