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KT(대표 황창규)가 부진한 실적으로 지난해를 마무리했다. 5G 투자와 마케팅 경쟁이 누적되며 연간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8.8% 하락했다. 다만 5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클럽 달성에는 성공했다. 미디어·콘텐츠 등 비(非)통신 사업 약진으로 도약 가능성을 남겼다.
이번 실적은 황창규 체제에서의 마지막 성적표다. 황창규 대표는 2014년 1월 KT에 취임해 임기 3년을 채우고 다시 3년을 연임했다. 총 6년간 KT를 이끈 황 대표는 올해 3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그의 임기 기간 회사의 성장 지표를 ▲영업실적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기준으로 분석해본다.
6일 KT 연결재무제표기준 영업실적공시에 따르면, 황창규 대표 첫 임기인 2014~2016년(1기) 영업이익 실적은 매년 개선돼 3년간 70% 증가했으나 두 번째 2017~2019년(2기)에는 3년간 16% 하락했다. 연간 영업이익을 22.7% 끌어올렸던 2017년을 변곡점으로, 수익성 개선은 KT의 중대 과제가 됐다.
주력사업인 무선 분야 ARPU도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1기에 꾸준히 상승하던 무선 ARPU는 선택약정할인 여파로 2기 들어 감소세에 들어섰다. 2014년 3만5283원이었던 ARPU는 2019년 3만1347원으로 수직 감소했다. 5G 투자와 마케팅 지출이 쌓이면서 좀처럼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한 상태다.
◆2014~2016년, 흑자 전환 후 무선사업 성장 탄력=황 대표 취임 첫해인 2014년은 2918억원 영업손실로 출발했다. 상반기 실시한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비용 지출이 급증한 타격이 컸다. 꾸준한 유선 사업 매출 감소로 전체 매출 하락세도 이어졌다.
다만 4분기 무선 ARPU는 3만5283원으로 전기대비 1.3%, 전년대비 9.7% 상승했다. 대중화 수순에 접어든 LTE 가입자가 급증한 효과를 봤다. 이 기간 KT LTE 가입자는 1081만명을 기록해 전체의 62.4% 비중으로 올라섰다.
이듬해 2015년 KT는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 1조292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1조원 클럽을 탈환했다. 무선 서비스매출은 LTE 보급률과 데이터 사용량이 늘면서 전년 대비 3.4% 성장했다. 가입비 폐지, 상호접속료율 인하에도 비용혁신 노력이 빛을 발했다.
무선 ARPU 성장세도 이어졌다. 4분기 ARPU는 3만6491원으로, 전분기보다 0.8% 성장했다. LTE 가입자는 전체의 71.1% 수준인 1283만명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했다. 유선 매출 하락을 막지 못했으나 기가 인터넷 전국 상용화 1년3개월여 만에 11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2016년 실적에서는 전년대비 11.4% 영업이익 상승으로 성장세를 굳혔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비주력 부문 매각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영업이익은 1조44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4% 상승했다. 다만 무선 ARPU는 4분기 말 기준 3만5452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6%, 직전분기보다 0.8% 감소했다.
◆2017~2019년, 혹독한 5G 수업료로 실적 내리막길=2기의 시작인 2017년부터 5G로 인한 타격이 시작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5% 줄어든 1조3757억원을 기록하며 주춤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5G 시범서비스로 일회성 비용이 더해진 게 영향을 미쳤다.
무선사업 매출도 전년보다 2.9% 떨어지며 흔들렸다. 4분기 무선 ARPU는 3만4077원으로 전년보다 531원이나 줄었다. LTE 가입자 비중은 75.5%에서 77.2%로 1.7%포인트 상승했지만 가입자 질 자체가 나빠졌다.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수와 할인 폭이 늘어난 탓이다.
2018년 본격적인 영업이익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1년 전보다 8.3% 줄어든 1조2615억원을 기록했다. 5G 투자가 반영됐다. 설비투자(CAPEX)는 1조3971억원으로 전년보다 22.8% 증가했다.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20%→25%),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요금감면도 난관이 됐다. 무선 ARPU는 3만1451원으로, 2017년)보다 9% 줄었다.
지난해 KT는 영업이익 1조1510억원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5년 연속 1조원 클럽 수성이다. ARPU는 전년대비 0.3%, 전분기대비 1.8% 감소했다. 5G 출혈은 여전하다. 지난해 집행한 CAPEX는 총 3조2568억원으로, 이는 전년대비 64.7% 폭증했다. 마케팅비용은 2조7382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8.4%나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