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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데이터 3법 국회통과 이후, 데이터 강국의 시작

글 : 황동현 한성대학교 교수 <사진>


드디어 “데이터 3법”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했다. 작년 국회, ICT업계, 대한상의, 보험업계 등 금융업계, 의료업계, 학계 등 거의 모든 분야의 관련인사 들이 2019년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 될 수 있도록 염원하던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이 드디어 우리에게 다가왔다. 몇몇 의원들은 ‘데이터 강국 대한민국 시작’, ‘미래의 석유’ 등의 표현으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만세’라고 SNS에 표현하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데이터 혁명과 주요 국가들은 법·제도적 기반 마련으로 데이터 산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4차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강조하며 국가전략과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첫 걸음조차 떼지 못하고 있었다. 2018년 11월 데이터 혁신 청사진을 발표하며 국회에 발의되어 1년여의 검토 및 심의를 거쳤으나 정쟁에 밀려 성과는 별로 없었으나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

데이터 3법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이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위원회 등 부처별로 나뉘어 있어 발생하는 중복규제를 없애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폭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개인정보보호법은 안전하게 처리된 가명정보의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명정보를 활용해 통계작성, 연구, 공익적 기록보전, 상업적 목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또한 분산된 개인정보보호 감독기관을 통한하기 위해 개인정보위원회로 일원화하며 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시킨다.

둘째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법에 규정된 개인정보보호 관련 사항을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이관하고 온라인상 관련 규제 및 감독 주체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변경한다.

셋째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은행, 보험사 등 금융 분야에 축적된 빅데이터를 분석, 최적의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가 증대된다.

해외 주요국의 개인정보 활용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 유럽연합(EU)의 경우 2018년 이전부터 개념도입 및 산업지침 등을 마련하고 있다. 개인정보를 식별정보의 경우 사전 동의, 비식별정보일 때는 사후 동의를 받는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정보 활용 사전 동의 제도를 없앴고 유럽은 가명 처리해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없애 데이터 산업을 꽃피울 수 있도록 도왔다. 일본의 경우 2015년 법 개정을 통해 익명가공정보 개념을 도입했고 2018년 7월 유럽의 개인정보보호법(GDPR,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의 적정성 평가를 통과했다.

반면, 한국의 경우 데이터 생산량은 세계 5위 수준이지만 데이터 활용 순위는 전 세계 31위에 불과하며 중국은 물론 인도네시아에도 뒤진 상황이다.

세계 데이터 시장은 2년에 2배씩 증가해 2022년 26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이를 활용한 인공지능(AI)시장은 향후 10년간 매년 1.2% 경제성장을 촉진해 총 13조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2019년 고용영향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까지 빅데이터 이용 기업이 약 10% 늘어나면 7만9000명~15만9000명의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여년 대한민국은 세계 ICT강국이며 최근 세계를 움직이는 기업들의 순위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알리바바 등 데이터 혹은 SW 관련기업이 대부분이다. 세계는 이미 이들 기업이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의 급속한 성장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핀테크 등 신산업이 파생되는 등 역동적인 환경 변화를 주도하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제1의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에 맞추어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를 살펴보면 첫째 개인정보보호 관련 국민 다수는 법 개정 여부를 모르거나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홍보 및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둘째 시민단체 등은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를 반대한 바 있다.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보호될 것이라는 정보주체의 신뢰가 수반돼야 한다. 정보주체의 권리가 보장되고 개인정보처리자가 강하게 책임지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셋째 현 정부의 중점 추진과제인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하위법령을 정비하고 정책방안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법령 개정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개별 법령 개선사항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넷째 지난 몇 년간 정부는 데이터 경제 활성화을 위해 노력했지만, 빅데이터 플랫폼 확장 등의 정책은 물론 데이터를 공급 및 수요 기업을 매칭해주는 ‘빅데이터 밋업’을 체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럽의 개인정보보호법(GDPR)의 적정성 평가를 조기에 통과하고 해외 주요국 들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

이번 데이터 3법 통과를 통해 글로벌 경쟁 대응과 산업 활성화, 서비스 경쟁 촉발 등 국내 산업의 혁신이 도래하고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게 데이터를 잘 쓰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한다.

*본 기고문은 본지 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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