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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늑장대응에 ‘SKB+티브로드’ 늦어질라…속 타는 기업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유료방송 인수합병(M&A)’이 마지막 관문을 남겨놓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문턱을 넘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심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며 유료방송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 간 기업결합이 이뤄지고 있다. 통신‧방송업계는 합종연횡을 통해 급변하는 유료방송시장에 적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지난 4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관련 사전동의 절차를 연내 끝내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방통위과 과기정통부 내부에서는 올해를 넘길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인수 형태인 LG유플러스‧CJ헬로와 달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합병 방식이기 때문에 방통위 사전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과기정통부에서 심사를 마친 후 방통위에서 사전동의를 진행하는 형태다.

관건은 과기정통부다. 당초, 방통위는 지난 달 말까지 과기정통부로부터 심사 보고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연내 사전동의 절차까지 완료 가능하다. 그런데, 과기정통부 심사에 시일이 소요되면서 12월 중순이 지나야 방통위가 사전동의를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기정통부 조직개편 및 인사 일정과도 겹쳤다. 지난 달 과기정통부는 조직개편을 단행해 통신, 방송, 정보보호를 신설된 네트워크정책실로 묶고 관련 인사를 실시했다.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건을 순차적으로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다음 주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 관련 심사자문단 청문심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LG유플러스 관련 요청자료는 현재 다 받은 상태로, 최 장관이 말했듯 연내 완료할 예정”이라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등 유료방송 M&A 일정은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앞서,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LG유플러스와 CJ헬로건은 연내 완료할 예정”이라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건은 방통위 사전동의 절차를 거쳐야 해 시간이 더 걸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 장관과 한 위원장 모두 유료방송 M&A의 조속한 심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통신‧방송업계는 정부 심사로 M&A가 더 이상 지연되면 안 된다는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공정위 심사 지연으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기일은 2020년 1월1일에서 3월1일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심사가 길어지고 있어 향후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경쟁에 대비한 사업전략 추진이 상당부분 지연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로인한 투자 지연은 산업 생태계 활성화 측면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 속도감 있는 정부의 심사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 과기정통부, 방통위 등으로 이어지는 2‧3중 심사 프로세스는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 바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며 “M&A를 원하는 일부 케이블TV사들도 이번 정부 심사가 빨리 완료돼야 다음 의사결정을 논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공정위에 CJ헬로와의 기업결합 심사를 과기정통부에 최다액출자자변경 승인‧최대주주변경인가 및 공익성 심사 신청을 완료했다. 뒤이어 5월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 합병건에 대한 심사 신청을 마쳤다. 공정위는 경쟁촉진에 중점을 두고 교차판매 등을 포함시키지 않는 등 기업에 유리한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다만, 공정위가 LG유플러스와 CJ헬로 기업결합 심사 안건에 대해 한 차례 합의 유보하는 등 심사 및 승인과정이 지연된 바 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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