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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결산/통신] 한국이 이뤄낸 5G 세계최초 상용화 ‘명과 암’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올해 통신업계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5G’다. 한국은 세계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후 연내 500만 가입자를 목표로 할 정도로 빠르게 5G를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3사는 5G를 시작으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속도 및 커버리지 등 품질 논란부터 요금인하 압박 등 5G 그늘 또한 겪고 있다.

2019년 4월3일 오후 8시경, 과기정통부와 통신3사는 긴급하게 의견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이며 최대한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렸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5G 상용화 시점을 오는 11일에서 4일로 앞당겼다는 동향보고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미국 버라이즌이 5G 상용화에 이용한 ‘모트Z3’은 LTE 스마트폰에 5G 모듈을 장착한 단말에 불과했지만, 간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자칫 5G 세계최초 상용화 영예를 뺏길 수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에 오후 11시 한밤중 삼성전자 5G 스마트폰 ‘갤럭시S10 5G’ 기습개통을 진행했고, 간발의 차이로 미국을 제쳤다. 정부, 제조사, 통신3사가 합작해 ‘세계최초’ 타이틀을 지켜낸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를 통해 한국은 5G를 준비하는 각국의 관심을 한껏 받게 됐다. 국내 통신장비 기업들의 숨통이 트이는 것은 물론, 내수사업 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통신3사도 글로벌로 눈을 돌릴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일본 통신사 라쿠텐과 5G 수출계약을 맺었고, 미국 지상파 싱클레어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5G 상용화 효과에 따라 KT 협력사 23곳은 총 520억원의 해외 매출을 달성했다. LG유플러스는 구글, 넷플릭스,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5G 콘텐츠 및 솔루션 수출 계획을 내놓았다.

특히, 통신3사는 5G를 통해 신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콘텐츠 및 기업(B2B)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5G는 스마트폰 통신을 넘어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자율주행, 스마트홈, 스마트팩토리 등으로 파생 가능한 네트워크 인프라다. 통신3사는 제조, 자동차, 미디어 업계 등과 합종연횡하며 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신산업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5G 이용을 확산하기 위해 통신3사는 치열하게 경쟁했다. LTE에서 5G로 전환하는 시기는, 새로운 가입자를 끌어올 수 있는 때다. 통신3사 순위까지 바꿀 수 있는 기회의 순간이다. 이에 통신3사는 더 많은 5G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초반 레이스에서 과열경쟁을 치렀다. 공짜폰이 난무했고, 현금을 얹어주는 마이너스폰까지 등장했다. 이 와중에 속도와 커버리지를 두고 경쟁사 비방전도 서슴없이 이뤄졌다. 5G 스마트폰은 쏟아지고, 통신사 마케팅은 최고조에 달했다. 문제는 5G 사용자들은 만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5G 상용화 첫 해인 만큼 아직 전국 곳곳, 건물 내 5G가 터지지 않는 상황이다. 아직은 투자가 더 필요한 시점, 졸속 상용화와 함께 품질 논란을 감내해야만 했다.

결국, 통신3사는 5G 왕관에 무게로 인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모두 영업이익 하락을 기록했다. 통신3사는 2분기 마케팅비용에 2조원 이상을 쏟았고, 3분기 때도 2조9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5G 마케팅 경쟁, 불법장려금, 단말 수가 늘어나면서 증가된 공시지원금 영향 탓이다. 5G 기지국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비(CAPEX)도 3분기 2조1900억원에 달한다. 전분기 때도 2조원 수준을 보였다. 그나마, 25% 선택약정할인으로 하락해 온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과 무선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통신3사 3분기 무선 ARPU는 SK텔레콤 3만1166원, KT 3만1912원, LG유플러스 3만1217원이다. 각각 전분기보다 1.3%, 0.5%, 0.2% 상승했다. SK텔레콤 무선매출은 8분기만에 전년동기대비 상승 전환해 2조4864억원, 상호접속료를 제외한 KT 무선서비스매출은 1% 늘어난 1조6560억원, LG유플러스 무선매출은 3.5% 성장한 1조3977억원이다.

향후에도 5G 구축과 마케팅에 투입해야 할 비용은 상당하지만, 통신3사는 5G 사업 성장성을 주시해 이를 감수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의 5G 요금 압박이 벌써부터 시작됐다. LG유플러스가 알뜰폰을 통해 5G 중저가요금제 출시 지원을 약속했지만, 정부는 통신3사 자체 중저가요금제 출시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총선도 코앞이다. 국회도 5G 요금 인하 요구를 쏟아낼 태세다. 선택약정할인으로 하락세에 놓였던 무선매출이 5G로 그나마 기지개를 켰는데, 다시 수익성 악화를 겪을까 노심초사다.

통신3사별로 보면, SK텔레콤은 박정호 대표가 계속 이끈다. 박 대표 유임과 함께 비무선분야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꾀했다. 이동통신(MNO)과 신사업을 분리하고, 복잡한 조직체계를 간소화했다. SK텔레콤은 연내 2G 종료 수순을 밟기 위해 정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가입자 감소, 장비 노후화 등의 이유로 서비스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다. 다만, 시민단체와 일부 사용자 반발을 넘어야 한다.

KT는 올해 황창규 대표의 마지막 한 해를 보냈다. 현재 KT는 차기 대표 선임 중이다. 황 대표는 미스터5G로 불렸지만, 통신대란을 일으킨 아현화재를 겪었다. 황 대표는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냈고, 소상공인에게까지 2차 피해 보상금을 지급했다. 화재건은 원인불명 내사 종결됐다. 화재로 놓친 5G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통신3사 중 가장 먼저 데이터 완전무제한 요금제를 내놓기도 했다. LG유플러스도 하현회 체제를 유지한다. 5G 성공과 유료방송 M&A 등 성과와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LG유플러스는 올 한해 강하게 5G 드라이브를 걸었다. 5G 30% 점유율 달성 목표를 선언하며, KT를 위협하기도 했다. 또한 통신방송 콘텐츠 육성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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