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의 첫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Liiv M)’이 닻을 올린 지 약 한달이 흘렀습니다. 이달 4일 정식 출시된 리브엠은 금융거래실적과 연동하면 월 최저 7000원까지 떨어지는 저가 요금제로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최근 신규 가입자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27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리브엠 가입자는 2000명이 채 안 되는 실정입니다. 사실상 주거래 고객 일부 또는 내부 직원들이 가입한 수준입니다. 서비스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출시 당시 100만 가입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것을 생각하면 순탄치 않은 출발로 보입니다.
원인은 두 가지로 보입니다. 하나는 요금할인 조건이 까다롭다는 겁니다. 리브엠의 최대 3만7000원 요금 할인 혜택을 다 누리려면 한달 거래실적이 100만원은 돼야 합니다. 주거래 고객이 아닌 이상 신규 가입자를 끌어모으기엔 처음부터 한계가 있었던 것이죠.
또 하나는 차별화된 서비스의 부재입니다. 당초 리브엠은 금융과 통신의 결합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전에없는 혁신을 예고해왔는데 정작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입니다. 실제로 리브엠 유심 내 KB모바일인증서를 탑재한 것 외에 금융·통신 결합 서비스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일각에선 국민은행이 리브엠 론칭을 너무 서둘렀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리브엠은 이달 4일 정식 출시했음에도 내달 18일 ‘그랜드 오픈’을 또 한 번 할 예정입니다. 유선상품 결합 할인, 스위치 요금제 등 추가 서비스들은 이때로 미뤄둔 상태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안팎에서는 리브엠 서비스를 내년 초에나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이르게 출시됐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결국 연내 무리하게 공개하려다 보니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쓴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물론 서비스 초기에 많은 것을 기대할 순 없습니다. 마케팅이 본격화될 내년부터는 가입자가 크게 확대될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신규 고객도 끌어올 수 있는 요금제 개편과 서비스 확장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금융·통신 상품이 나와야만 걱정도 사그라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