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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용 장애, 충분한 실증적 연구 선행돼야” 전문가들 한목소리

-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부여 관련 ‘법과 정책 세미나’ 개최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14일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부여와 관련한 국내 대응정책을 주제로 전문가 세미나가 개최됐다. 4차산업혁명융합법학회(학회장 한명관) 주최, 게임문화재단 게임이용자보호센터(센터장 이정훈)가 후원한 행사다.

이번 세미나는 올해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 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의 일종으로 규정함에 따라 그 사회경제적 파급효과와 실익에 대한 본격적 논의를 펼치기 위해 기획됐다.

게임이용 행위의 질병화와 관련한 논의를 규범적, 정책적 관점에서 국내외 동향파악과 함께 깊이 있게 분석, 사회현안에 대한 의미 있는 정책 포인트를 제시하고자 마련된 것이다.

◆규범적‧정책적 연구 부족…신중한 접근론 제기돼 =먼저 정웅석 교수(서경대학교 공공인적자원학부)의 사회로 진행된 제1세션 김한균 연구위원(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게임이용장애 규정논란에 있어서 첨단기술체험 몰입행위의 과잉-질병화 또는 비행화에 대한 법학적 관점’을 주제로 발제했다.

김 연구위원은 “게임은 다양하고 광범위한 정책대상임을 밝히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오래된 두려움이 가지는 문제점을 지적한 후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섣부른 부정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게임은 그 기술과 기술이용행위의 본질적인 내용이 ‘몰입’이고 ‘게임과몰입’이라는 개념은 게임과 게임 이용자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비롯된 두려움과 섣부름에 의한 의도적인 설정에 불과한 것임을 밝히고 게임과몰입과 관련한 논의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 성숙한 사회적 담론 공간과 역량을 기반으로 사회적 논의 해법 모색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제1발제 관련해 4명의 토론자가 토론을 이어갔다. 최성수 교수(동아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는 ‘게임이용 장애’를 둘러싼 현재의 논쟁에 있어 다양한 직능의 전문가들이 시간을 두고 변화를 관찰하고 세부적 사항에 대한 검토를 심화할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하고 확충해야 함을 주장했다.

이경렬 교수(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는 ‘게임이용 장애’가 다른 학문 분야에 비해 법제도, 규범적‧정책적인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함을 지적하고 ICD-11에 내재된 예상 문제점에 대한 해법의 실마리를 충분하게 찾을 수 있는 연구가 집중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근우 교수(가천대학교 법과대학)는 특정한 증세가 어떠한 경향성을 보이는 것에 대하여 정신의학적 측면이 아닌 국내 법제도 질서의 일부로 기능하는 것에 대하여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김운용 변호사(다솔 공동법률사무소)는 현재의 관련 논의의 진행에 있어 오로지 의학적 측면에 집중한 판단은 규범화에 있어서는 중대한 위험을 불러올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함을 강조했다.

◆사회적 공감대 이룰 합의 필요=제2세션은 김주현 대표변호사(법률사무소 백산)의 사회로 진행됐다. 손형섭 교수(경성대학교 법정대학)가 김정규 교수(부경대학교 신문방송학과)와 공동으로 연구한 ‘WHO의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부여 관련 국내법 정책 전망’을 주제로 발제했다.

손 교수는 WHO의 ‘게임이용 장애’의 질병코드 부여에 대한 현재의 다양한 입장들을 소개하고 향후 국내에서 질병코드로 확정되는 경우 발생 가능한 것으로 예측되는 여러 법정책적 문제점들에 대한 분석과 해법을 제시했다.

제2발제 대해서도 4명의 토론이 이어졌다. 성봉근 교수(서경대학교 공공인적자원학부)는 질병코드 부여에 대하여 자율규제를 활용함으로써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제안함과 동시에 향후 국내 법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구태언 변호사(법무법인 린)는 섣부른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은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법제도적인 도입에 앞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충분한 실증적 연구가 선행하여 진행되어야 함을 언급했다.

정정원 연구원(한양대학교 법학연구소)은 ‘게임이용 장애’와 관련한 사회적 갈등의 해결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해당 문제의 본질적인 요소가 무엇인지 살피는 것이 해결의 첫 단추이며 핵심적인 요소임을 거론했다. 향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기 전에 현명한 논의과정을 거쳐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합의에 이를 필요가 있음을 짚고 논의과정에 있어서는 게임산업협회 등 민간 분야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순자 연구교수(고려대학교)는 ‘게임이용 장애’의 질병 분류에 대하여 보다 충실한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조화로운 방향성의 모색을 위하여 모두 노력할 것을 독촉했다.

한편 4차산업혁명 관련 법학, 과학기술, 산업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연구자와 실무가들이 모여 설립된 4차산업혁명융합법학회는 2018년 창립 이후 학술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법학회는 오는 12월6일 ‘인공지능(AI) 관련 법적 쟁점’을 주제로 고려대학교 법학관 베리타스홀에서 동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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