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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게임도 비게임도 다 잡겠다’ 에픽게임즈의 야심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3D콘텐츠제작도구 ‘언리얼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 한국법인 에픽게임즈코리아(대표 박성철)가 설립 10주년을 맞았습니다. 회사는 지난 7일 서울 신사동 신사옥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사옥도 소개할 겸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박성철 대표는 언리얼엔진의 현황을 공유했습니다. 그는 여러 산업군에서 언리얼엔진이 쓰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새롭게 바뀐 ‘포트나이트’도 공개했습니다. 게임도 비(非)게임 영역도 모두 잡겠다는 야심을 거침없이 드러냈습니다.

◆‘에픽 메가그랜트’로 언리얼 생태계 확대

에픽게임즈코리아는 올해 시작된 새로운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 ‘에픽 메가그랜트(Epic Mega Grants)’를 소개했습니다.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개발사 지원 프로그램인데요. 지난 2015년 선보인 프로그램 대비 지원금을 20배 늘렸습니다.

에픽 메가그랜트는 모든 분야의 언리얼엔진4 작품과 3D 산업의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모티프의 <대항해시대 오리진> ▲스마일게이트의 <로건> ▲유티플러스의 <프로젝트 R> ▲이기몹의 <건그레이브 고어> 등 총 4개의 수상작이 나왔습니다.

박성철 대표는 400만달러(약 46억원) 상당의 ‘인피니티 블레이드’ 애셋팩 5개를 추가로 무료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미려한 그래픽과 액션으로 3D 모바일게임의 혁신으로 평가받았던 작품인데요.

앞서 에픽게임즈는 300만달러(약 34억원) 상당의 인피니티 블레이드 콘텐츠와 1700만달러(약 197억원) 상당의 파라곤 애셋을 무료 배포한 바 있습니다. 이번 추가 배포로 총 2400만 달러(약 278억원) 가치의 콘텐츠가 무료 제공됩니다.

◆무료, 무료, 무료…언리얼엔진 쓰세요

박 대표는 언리얼엔진 마켓플레이스의 무료 콘텐츠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언리얼엔진을 쓰면 돈을 들이지 않고도 다양한 에셋을 활용, 우수한 품질의 콘텐츠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게 메시지의 핵심입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11일 마켓플레이스 무료 콘텐츠 프로그램을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399달러 상당의 마야용 플러그인 v9.6의 셰이더와 소스코드 및 컴파일된 바이너리 파일 모두 무료 제공을 시작했습니다. 에픽게임즈는 헤어(Hair)와 퍼(Fur)를 구현하기 위한 인터랙티브 그루밍 및 스타일링 툴인 ‘셰이브 앤드 헤어컷(Shave and Haircut)’을 최근 인수한 바 있습니다.

실시간 3D 건축 시각화 솔루션 ‘트윈모션’의 무료 배포도 알렸습니다. 기존 가격 약 1650유로(약 212만원)에서 11월까지 무료로 배포되는 ‘트윈모션’은 건축, 건설, 도시 계획, 조경을 위한 고품질의 실시간(리얼타임) 시각화를 몇 초 만에 제작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입니다. 역동적이고 멋진 건축 시각화를 복잡한 코딩 없이 구현해 볼 수 있는 툴로 단 몇 번의 클릭만으로 날씨, 라이팅, 애니메이션, 오브젝트 배치가 가능하게 됩니다.

◆게임 외 많은 분야서 언리얼엔진을 씁니다


박 대표는 일반산업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언리얼엔진에 대해 발표를 이어갔습니다. 이는 여러 산업군에서 점점 리얼타임 렌더링이 중요해지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인 리얼타임 렌더링 솔루션이 언리얼엔진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 컨설팅이 리얼타임 렌더링 기술 분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리얼타임 렌더링 엔진 도입을 고려 중인 회사는 전체 응답자의 81%에 달했습니다. 1년 안에 프로덕션에 리얼타임 렌더링을 도입할 예정이라 대답한 회사는 전체 응답자의 59%로 나타났습니다.

에픽게임즈는 미국 고용시장 분석 기업인 버닝글래스 테크놀로지의 조사 결과에 근거해 언리얼엔진은 오큘러스 리프트와 함께 리얼타임 3D 그래픽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수요가 높은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고 전했습니다. 언리얼엔진과 관련된 일자리는 향후 10년간 12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고도 강조했는데요.

또 에픽게임즈는 ▲CG아키텍트의 2019년 설문 조사 결과에서 건축 분야에서 사용되는 리얼타임 렌더링 게임 엔진으로 언리얼 엔진이 압도적인 비율로 1위 ▲현재 테스트 중인 렌더링 엔진으로 30.5%가 언리얼 엔진 ▲응답자의 64.2%가 테스트 중인 렌더링 엔진을 실제 프로덕션에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 등을 들어 언리얼 엔진의 수요를 짚었습니다.

◆건축도 자동차도 언리얼엔진을 씁니다

박 대표는 글로벌 톱 건축 기업들의 언리얼 엔진 프로젝트를 영상과 함께 소개했습니다. 한국의 LG사이언스 파크를 설계한 전 세계 10대 건축회사 HOK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 건축(Zaha Hadid Architects) 등 세계 유수의 건축 회사들이 언리얼 엔진을 적극 활용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신세계 센텀시티 몰을 설계한 해안건축 ▲써밋 프루지오, The H, 힐스테이트, 센트레빌, e편한세상 등 다양한 아파트 관련 프로젝트를 했던 건축 시각화 토털 솔루션 기업인 레이존도 삼성물산의 ‘래미안’ 아파트 건축 및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빅 도어’ 건축을 위한 시각화에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박 대표는 건축뿐 아니라 2016년 맥라렌을 시작으로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언리얼엔진은 핵심적인 리얼타임 기술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에픽게임즈는 포르쉐 디지털 디자인 센터와 협력해 포르쉐 스피드스터 70주년 기념 콘셉트카, ‘더 스피드 오브 라이트(The Speed of Light)’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랙티브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으로 시각화된 최초의 자동차였는데요.

레이 트레이싱은 빛을 추적해 난반사까지 모두 구현하는 그래픽 기술입니다. 제작엔진 중엔 언리얼이 최초로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하면 3D그래픽 특유의 인공적인 느낌을 최소화해 진짜 자동차로 볼 정도로 그래픽의 사실감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방송 분야에서는 웨더채널, 폭스스포츠 등 대표 방송사들이 언리얼엔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리얼타임 혼합현실(MR) 방송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 핵심 기술을 제공하는 대표 솔루션인 제로덴서티(ZeroDensity)와 픽스토프(Pixotope) 모두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뽀롱뽀롱 뽀로로’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오콘(OCON)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에 참여한 글로벌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회사 The2H와 함께 영화와 게임을 접목한 고품질의 몰입형 시네마 체험 및 시뮬레이터 등의 콘텐츠 제작에 언리얼엔진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고인물 게임’은 더 이상 없다…포트나이트 2막 개편


에픽게임즈코리아 윤희욱 게임 퍼블리싱 & 마케팅 리드는 얼마 전 개막한 포트나이트 제2막에 대해 “한국을 위해 다 바꿨다”며 한국 이용자 의견을 대폭 수용한 점을 강조했습니다.

포트나이트는 ‘고인물 게임’으로 불렸습니다. 마니아들 위주로 기존 이용자층이 형성돼 신규 이용자가 진입하기 대단히 힘들었습니다. 슈팅게임에 ‘건축’ 개념을 넣은 것은 신선했지만, 서구권과 달리 국내에선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이를 해소하고자 실력 기반 매치메이킹(대전연결) 시스템과 봇 시스템 등으로 초보자들이 쉽게 포트나이트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는데요. 초보자 가이드인 튜토리얼도 곧 도입될 예정입니다.

박 대표는 “들어와서 나가지 않게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윤희욱 리드는 “한국만 성공하지 못해서 신규 유저 패턴을 엄청나게 연구하고 분석했다. 한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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