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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M&A ③] 인수합병 효과 반토막…교차판매 금지 문제없나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추진 등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대형 인수합병이 추진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간 인수합병에서 보듯 미디어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은 국내에서도 외면할 수 없는 당면과제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진행 중이며 오는 6일 전원회의를 통해 전체적인 방향이 제시되고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디지털데일리>는 긴급진단을 통해 최근 진행되고 있는 유료방송 M&A의 바람직한 방향을 분석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건에 대해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유료방송 상품 교차판매 금지라는 시정조치를 부과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교차판매 금지란 기존에 IPTV를 판매하던 대리점에서는 케이블TV 상품을 팔지 못하도록 하고 케이블TV 대리점에서는 IPTV를 팔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다. 유통망의 취급상품을 정부가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통신사들이 IPTV와 케이블TV를 동시에 취급할 경우 소비자들이 IPTV로 편중돼 사실상 가격이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경쟁제한을 목적으로 부여되는 교차판매 조건이 도리어 영세업체인 유통망의 취급 상품을 제한해 소상공인의 영업자유를 침해하고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M&A가 이루어질 경우, 대리점들은 양 사업자의 상품을 모두 판매할 수 있게 돼 잠재적 수요자 확대 및 이를 통한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M&A에 따른 대표적인 경제적 효용이다.

또한, 인위적 시정조치로 기업과 유통망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차판매 시정조치 이행을 위해 기업들은 유통망에게 취급 가능한 상품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럴 경우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에 대한 판매를 제한받게 되는 유통망은 상대적 박탈감 등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M&A 후 외관상 구별이 되지 않는 동일 브랜드의 유통망임에도 불구하고 판매하는 상품이 달라, 소비자는 원하는 상품 가입을 위해 어느 대리점을 방문해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되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즉, IPTV에서 케이블TV, 또는 반대의 경우를 원하는 소비자는 각 상품을 운영하는 대리점을 모두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한다. 유무선 결합상품 가입을 원할 경우 결합상품 유형에 따라 방문해야 하는 대리점이 다르거나 여러 대리점을 방문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IPTV유통망에서 케이블TV를 팔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는 케이블TV의 판매망 확보·매출 확대 기회를 박탈 해 케이블TV 몰락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유료방송 업계는 상품 요금인상 금지, IPTV/케이블TV 기존 상품 유지 및 축소 금지 등 다른 시정조치를 통해 얼마든지 교차판매 금지를 대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공정위도 과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유사사례인 CJ헬로-하나방송 건에 대해 교차판매 금지 조치는 제외한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M&A 심사기관이 경쟁제한성 해소를 위해 다양한 인가조건을 고민할 수 있지만 과도한 인가조건이 부과될 경우 M&A 의미 자체를 퇴색시킬 수 있다”며 “나아가 시장재편 이후의 산업 발전도 훼손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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