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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M&A ②] 오락가락 공정위…3년전 판단 독 됐나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추진 등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대형 인수합병이 추진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간 인수합병에서 보듯 미디어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은 국내에서도 외면할 수 없는 당면과제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진행 중이며 오는 6일 전원회의를 통해 전체적인 방향이 제시되고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디지털데일리>는 긴급진단을 통해 최근 진행되고 있는 유료방송 M&A의 바람직한 방향을 분석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대형 유료방송 인수합병(M&A)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정위는 기업간 결합으로 인해 시장에서 경쟁제한성이 나타날 수 있는지를 심사한다. 하지만 공정위는 뚜렷한 근거도 없이 경쟁제한성에 대한 판단근거를 바꾸거나 사업자간 차별적인 조건부과 등으로 시장에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공정위는 오는 6일 전원회의를 열고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TV 2위 티브로드간 합병에 대한 심사를 진행한다. 이날 전원회의 안건 자체도 큰 관심사이지만 지난달 16일 전원회의에서 결론 내리지 못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건도 함께 논의된다는 점에서 방송통신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LG유플러스의 CJ헬로 심사가 지연된 이유는 사무국이 마련한 안에 대해 위원들이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CJ헬로의 8VSB 방송에 3년간 가격인상 제한 ▲채널 축소금지 ▲상호겸영 금지 등을 붙여 심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공정위 위원들이 문제제기를 하면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위원들은 3년전 SK텔레콤의 CJ헬로 합병 추진 당시 내려졌던 결론과 현재의 입장이 달라진 것에 대해 위원들이 문제제기를 했다. 여기에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추진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병합심사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한 몫 했다.

시장상황이 크게 바뀐 것이 없는 상황에서 공정위 판단은 180도 바뀌었다. 3년전에는 KT와 LG유플러스, 그리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강하게 반대했다. 가뜩이나 당시 CJ는 정권에 밉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시장의 상황과 필요성과 별개로 공정위 판단이 내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다시 추진되고 있는 유료방송 M&A는 케이블TV, IPTV는 물론 지상파 방송사들도 반대하지 않는다.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 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공정위가 세운 3년전 기준으로는 어떤 통신사가 케이블TV를 인수합병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기준을 손바닥 뒤집듯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3년전과 마찬가지로 지역별 시장획정을 기준으로 하되 8VSB를 별도 시장으로 획정하면서 정반대의 결과를 도출해냈다.

시장 재편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공정위가 나름의 방법을 도출해 냈지만 꼼수였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차라리 3년 전 결정에 대한 반성부터 했어야 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기에 공정위는 합병을 추진하는 SK텔레콤과 티브로드에게는 교차판매를 금지하는 조건을 붙였다. 인수법인도 아닌 합병법인에서 서로의 물건을 팔지 말라는 얘기다. 합병효과를 정부가 막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LG유플러스에게는 CJ헬로 유통망에서 LG유플러스 상품을 교차 판매하지 않는 조건만 부여됐다.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정위원들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건을 보류하고 다시 논의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추진건도 함께 보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결국 김상조 전 위원장 시절 무탈하게 지나갈 것 같았던 공정위 심사는 조성욱 위원장 부임 이후 다시 원점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3년전 석연치 않은 결정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결론은 정반대로 바꾸려다보니 스텝이 꼬이는 모습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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