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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으로 수익 안 낸다”…KB가 밝힌 ‘리브엠’ 전략은?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통신에선 수익을 내지 않겠다. 금융상품과 서비스에서 혁신하겠다. 리브엠은 국민은행과 금융거래를 하는 고객에게 혜택을 돌려 드리겠다는 의미다.”(한동환 KB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대표)

KB국민은행이 알뜰폰(MVNO)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첫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Liiv M)’이 내달 4일 공식 출시된다. 금융과 통신이 결합된 대형 메기의 등장이다. 침체된 알뜰폰 시장에 새 물결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가 쏟아진다.

정작 국민은행은 알뜰폰 사업에 대해 “통신이 아닌 금융사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동통신 사업 진출이 아닌 고객 혜택 강화 차원이란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호텔에서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 사전 출시행사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국민은행은 금융과 연계한 강력한 요금 경쟁력을 무기로 한다. 국민은행을 비롯한 금융 계열사 거래실적과 연동하고, 제휴카드 결제 추가 할인까지 받으면 월 최저 7000원까지 떨어진다. 대용량 데이터(180GB)를 제공하는 5G 스페셜 요금제도 월 2만9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완전 자급제폰에 대해 출고가의 25% 수준을 할인해주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 기존 대형 통신사들이 가입자의 고가 단말 구입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시지원금이나 선택약정으로 할인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파격적인 단말·요금 할인이 가능한 이유는 국민은행이 어느 정도 수익 창출을 포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첫해엔 투자비가 많아 통신비에서 손실이 많겠지만 차차 통신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익을 고객에게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투명성을 높이고 과도한 가입 마케팅을 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허인 행장은 “영업점에 어느 정도 관여하겠지만 과거 금융상품 판매처럼 달성률을 체크하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초기에 (리브엠을) 알리는 마케팅은 일정 수준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신 알뜰폰과 연계한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해 국민은행의 고객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특히 국민은행은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씬 파일러(Thin filer·금융거래가 거의 없는 고객)’ 대상의 대출 상품 등 금융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한동환 대표는 “20대 대학생, 취업준비생, 신입사원 등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 파일러들에게 어떻게 금융서비스를 공급하느냐가 최대 고민”이라면서 “리브M을 통해 통신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들에게 좋은 대출 상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민은행은 ‘저가폰’으로 인식돼온 기존 알뜰폰 시장의 한계를 넘어서겠단 요량이다. 제조사와 제휴해 LTE와 5G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도 판매한다. 현재 논의된 제조사는 삼성전자(갤럭시노트10·노트10+, 갤럭시S10, 갤럭시A90, 갤럭시A50)다.

리브엠의 경쟁자는 기존 알뜰폰 사업자가 아닌 대형 통신사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허인 행장은 “3G·LTE 위주의 알뜰폰 고객이 아닌, LTE·5G 중심의 통신사업자들 고객을 데려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상생 지원 계획에 대해서도 “기존 사업자들과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리브엠의 가입자 목표는 100만명이다. 허 행장은 “아직 통신 수요를 어떤 식으로 예측할지 경험이 부족하지만 금융혁신에 대해 고객의 기대가 충분히 반영됐다는 측면에서 내부 희망 기준은 100만명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민은행 리브엠은 29일부터 국민은행 등의 직원을 대상으로 패밀리 오픈을, 11월 4일에는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베타 오픈’, 12월 중순부터 국민은행 전 고객을 대상으로 ‘그랜드 오픈’을 할 예정이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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