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 3분기 13분기 만에 영업이익 5000억원대 달성에 실패했다. D램 가격 회복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 등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이 여전하다. SK하이닉스는 공급량과 투자 축소 등 보수적 전략으로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19년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6조8388억원과 4726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6% 증가했지만 전년동기대비 40% 축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26% 전년동기대비 93% 감소했다. 증권사 예상치는 상회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 13분기만에 최저다.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차진석 부사장은 “예기치 못한 대외변수 영향으로 변동성이 커졌다”라며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능력(CAPA, 캐파)을 축소하고 있다. 내년 투자금액도 올해 대비 상당 수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객 흐름은 긍정적인 것이 확실하나 불확실성이 크다. 특히 무역분쟁에 많이 노출된 고객은 선제적으로 재고를 쌓을 수 있다”라며 “대외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3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기대비 16% 떨어졌다. 낸드 ASP는 전기대비 4% 올랐다. 가격 상승 시점은 서버 수요 정상화와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등에 달렸다.
SK하이닉스는 “서버 수요 정상화 시점은 내년 1분기 말 2분기 초로 보고 있다. 5G폰은 올해 수천만대 미만이지만 내년은 2억대 이상 예상된다”라며 “D램 재고는 3분기 기준 5주 정도로 내려와 있다. 4분기도 비슷하게 유지될 것 같고 내년 정상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다. 낸드 재고는 3분기 기준 6주 후반까지 감소한 상태로 연말 정상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 M10 공장 D램 캐파 일부를 CIS(CMOS 이미지 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낸드는 2차원(2D) 낸드 캐파를 줄이고 있다. 하지만 출하량은 늘어난다. 올해 연간 출하량은 전년대비 D램 10% 후반 낸드 50% 후반 증가할 전망이다.
차 부사장은 “인프라 투자는 진행하고 있지만 장비 투자는 유연성 있게 운영하고 있다”라며 “신규 공장 램프업 속도도 조절하고 있다. 이천 M16은 내년 하반기 1차 오픈은 하지만 변동성을 감안해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SK하이닉스는 줄이지만 상품 가치를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D램은 10나노급 3세대(1Z) 공정을 적용한 제품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낸드는 128단 4차원(4D) 낸드 양산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1A급 개발은 2021년초가 목표다.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다. 1B급은 2022년 예정이다”라며 “128단 낸드는 2020년 3분기부터 본격적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96단과 구조적 유사성을 감안하면 원활한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배당은 예년에 비해 낮을 전망이다.
차 부사장은 “올해 현금흐름 악화로 기존 배당정책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다. 배당정책 보완을 검토하고 있다. 예측 가능성보다 균형에 초점을 맞춘 종합적 주주환원정책을 만들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