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이혼이 쉽지 않다. 영국 정부와 EU가 새 합의안을 만들었지만 영국 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합의안을 어떻게 실천할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총리는 차라리 합의 없이(No Deal, 노딜) 이혼을 하자고 했다. 의회는 합의 없는 이혼은 없다며 총리가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법을 만들었다. 영국은 시간을 벌기 위해 오는 2020년 1월31일로 이혼을 미뤄달라고 EU에 요청했다. 합의 없는 이혼은 EU도 마뜩치 않다. 브렉시트(Brexit) 연기는 허용 가능성이 높다. 영국의 EU 탈퇴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에 주는 부담이 지속된다.
19일(현지시각)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 새 합의안 승인투표를 하지 못했다.
영국 정부와 EU는 지난 17일(현지시각) ‘1국가 2관세체제’를 골자로 하는 새 합의안에 합의했다. 영국 북아일랜드만 EU 관세동맹에 남는 내용을 담았다. 대신 영국과 북아일랜드 사이에 관세장벽이 생긴다.
영국 하원은 새 합의안 대신 ‘새 합의안을 승인하기 전 브렉시트 시행법을 먼저 만들기로 하는 법’을 투표했다. 통과다. 시행법이 없으니 합의안 투표가 무의미해졌다. 영국 정부는 일단 브렉시트 연장을 EU에 요구했다. 2020년 1월31일이 시한이다.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에 따른 절차다. 현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론자. 의회는 노딜 브렉시트는 반대다. 총리가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의회가 법을 만들었다. 집권 보수당에서도 찬성표가 나왔다. 이날도 찬성 322표 반대 306표가 나왔다. 존슨 총리가 올린 브렉시트 법안은 번번이 과반 획득에 실패했다.
영국 정부는 시행법을 만들어 이달 안에 합의안 통과도 시도한다. 더 이상 연장은 영국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존슨 총리 입장이다. 그러나 새 합의안은 연립정부 파트너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가 반대다. 북아일랜드와 영국의 연대를 훼손한다고 우려했다. 북아일랜드는 영국과 분리를 두고 최근까지 갈등했다. 아일랜드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영국 북아일랜드와 EU 아일랜드 국경 문제는 브렉시트 혼란 원인 중 하나다. 브렉시트가 영국 내부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브렉시트는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로 결정했다. 당초 올 3월29일이 기한이었다. 4월12일로 한 차례 미뤘다가 10월31일까지 왔다.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EU 창립 후 첫 탈퇴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