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화웨이가 지난 5월 미국정부의 거래제한 조치 이후 처음으로 전략 스마트폰 ‘메이트30’을 내놓았다.
22일(현지시간) 중국 선전 바오안 국제공항에 전시된 화웨이 메이트30을 살펴보니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버전과 EMUI 버전으로 구성돼 있었다. 해당 안드로이드는 구글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OS가 아니라 오픈소스로 외부에 공개된 버전이다.
미국 제재에 구글이 화웨이에 대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화웨이는 메이트30에 누구나 쓸 수 있는 오픈소스 버전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했다.
세계 최초 화웨이 5G 통합칩셋 ‘기린990 5G’이 적용되는 소식에 전세계 주목을 끌었지만, 유튜브를 비롯해 지메일‧플레이스토어 등 구글 필수앱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대신 화웨이 앱갤러리가 자리하고 있었고, 화웨이비디오 앱 등이 설치돼 있었다.
이 때문에 메이트30 공개 이후 곳곳에서 중국 내수용에 불과한 스마트폰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화웨이 또한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구글 또한 중요 고객을 놓치게 되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화웨이는 구글과 공생하지 못할 경우, 자체적인 OS 개발‧운영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 구축을 희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송카이 화웨이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화웨이가 구글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해외에 일부 영향을 피할 수 없지만, 리스크와 기회는 공존한다”며 “화웨이는 구글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화웨이를 포기한다면 구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제재로 구글이 압박을 받고 있지만,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협력할 의사가 있다”며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지 못한다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과의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협력을 이어가고 싶지만, 함께 갈 수 없다면 각자도생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송카이 사장은 “형과 아우가 동행할 수 없을 경우 찢어질 수밖에 없고, 동생이 어쩌면 앞서갈 수도 있다”는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의 언급을 인용하기도 했다.
현재 스마트폰 OS는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또한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바다, 타이젠 등을 선보였지만 실패했다. 화웨이는 ‘하모니(홍멍)’ OS를 개발하고 있다. 홍멍 OS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플랫폼 등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전반의 생태계로 확장할 계획을 갖추고 있다.
송카이 사장은 “화웨이 자체 OS인 하모니는 다른 개발자와 공유하는 방식이며, 이는 개방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