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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장관 검증 자리인데…‘조국 청문회’로 변질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리가 조국 청문회로 변질됐다.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열린 최기영<사진>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 논란과 관련한 질문 공세를 펼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부품소재 국산화와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산적한 통신‧방송 현안을 책임지는 곳이다. 그런데 야당 의원 중심으로 조국 청문회를 방불케 하는 질문 공세와 정치 편향성을 묻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청문회 시작 전, 자유한국당에서 정치공방이나 물타기 없이 품격있고 본질에 맞는 청문회를 하자고 한 발언 자체가 무색해졌다.

윤상직 의원(자유한국당)은 “조국 장관 후보자 딸이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문제는 굉장히 뜨거운 이슈로,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후보자는 국가 R&D를 책임지는 수장으로 어떻게 사안을 보고 있는가. 조사 결과에 따라 논문이 취소되거나 연구비를 환수할 수 있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최 후보자는 “(조사결과에 따라 연구비 환수 등) 할 수 있다고 본다”며 “국가과학기술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연구윤리는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그렇지만, 논문은 제가 많이 기여해 썼더라도 가장 기여를 많이 한 학생을 1저자로 넣는 것은 관례”라고 말했다.

앞서, 조씨는 2007년 7~8월 2주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생활 후 2009년 3월 의학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2010년 3월 고려대 생명과학대에 입학한 바 있다.

박대출 의원(자유한국당)은 조 후보 자녀와 같은 상황을 최 후보자도 경험해 본 바 있는지, 상식적인 사안인 지 재차 물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없다. 일반적은 일은 아니나, 내용을 봐야 안다”고 답변했다.

최연혜 의원(자유한국당)도 조국 후보자 딸 질의에 힘을 더했다. 2주 안에 조씨가 SCI급 논문을 작성한 점에 대해 최 후보자의 입을 빌어 잘못됨을 지적하고자 한 것이다. 최 의원은 2주 안에 SCI급 논문을 쓸 수 있냐고 최 후보자에 질의했고, 그는 “제 분야는 그렇게 쓰기 어렵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도, 최 후보자는 “정말 뛰어난 학생이면, 고등학생‧대학생 상관없이 연구를 시켜볼 수 있다”고 말을 덧붙였는데, 최 의원은 “이 학생은 부산의전원에 진학해 낙제, 퇴학 직전에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정용기 의원도 조 후보 자녀문제를 언급하며, 연구규정과 맞지 않은 부정행위가 아니냐고 압박수위를 높였다. 이 부분은 과기정통부 장관 소관의 일이라는 것이다.

최 후보자는 “규정이 있는데,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잘못된 점은 시정하고 보완하겠지만, 다른 후보자에 대한 것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날 김경진 의원(무소속)은 조 후보자 논란을 제외하고서라도 현재 이뤄지는 연구부정 비리를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공계 교수끼리 자제들을 바꿔치기 해 경력을 쌓아주고 공동저자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다. 노웅래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도 깜깜이 관행에 대해서는 제도적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 후보자는 “낙하산이 아닌 인재를 능동적으로 발굴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당연히 당연히 정치적 배려는 없어야 한다”며 “제 권한이 허용하는 한 적재적소에 일 잘하는 사람을 배치하고, 임기는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후보자에 대해 살펴볼 시간 여유가 없었다”며 “객관적으로 봤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은 철저히 생기지 않도록, 생긴다면 제재하고 처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의 정치편향성을 겨냥했다. 최 후보자 배우자가 진보 성향 시민단체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을 후원했다는 것이다. 야당은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민언련 활동을 놓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또, 한 후보자의 시국선언, 탈원전 발언 등도 문제 삼았다.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은 “과기정통부 자리는 광범위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막중한 위치”라며 “후보자는 편향성을 가지고 의사결정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면 국민의 보편적 시각에서 매운 우려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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