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새로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출격이 임박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14일 전원회의를 열고 SK텔레콤 OTT ‘옥수수’와 지상파3사가 세운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POOQ)’ 통합법인 관련 논의를 마쳤다.
그동안 공정위는 SK텔레콤과 지상파3사 OTT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으로 논의해 왔다. 여기에는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콘텐츠 차별거래 금지 방안과 경쟁제한성을 완화하기 위한 시정조치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달 공정위는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에 경쟁제한성 검토 결과에 대한 심사 보고서를 전달했으며, 이후 의견진술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진행된 이번 전원회의 결과는 다음 주 발표될 예정으로, 통합 OTT 법인 ‘웨이브’에 대한 최종결론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공정위가 통합 OTT법인을 허가한다면, 웨이브 출시는 예정대로 이뤄지게 된다.
SK텔레콤과 콘텐츠연합플랫폼은 내부적으로 ‘웨이브’를 9월18일 출범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와 관련 최근 SK텔레콤은 T가족결합 내 옥수수 혜택에 대한 제휴관계 종료를 안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다음 달 18일부터 옥수수 기본 월정액 무료‧SK텔레콤 고객 전용관, T가족결합 멤버 중 한 명이 주문형비디오(VOD) 유료 결제 때 다른 가족에게 구매 금액만큼의 옥수수 포인트를 적립하는 가족 포인트 혜택이 종료된다.
이처럼 양사 내부적으로 출범 일자까지 정하고 웨이브 출시 준비에 나서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공정위 심사결과가 확정돼야 이를 공표할 수 있다. 혜택 변경과 관련한 고객 공지부터 먼저 진행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다음 달 웨이브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하게 되면, SK텔레콤과 지상파3사는 기존 OTT 가입자 전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웨이브는 푹 기반인 만큼, 푹 사용자는 웨이브로 자동 전환된다. 하지만, 옥수수 가입자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옥수수 가입자가 웨이브로 넘어올 수 있도록 비슷한 유인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당분간 웨이브와 옥수수를 동시에 운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입자 자동전환 문제 등이 있는 만큼 옥수수가 웨이브로 완전히 합쳐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웨이브로 최대한 가입자들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 콘텐츠와 서비스 혜택은 더욱 보강될 것”이라며 “옥수수 가입자는 자동 전환되지 않는다. 옥수수에는 VOD와 실시간 방송 등을 제공하는 패키지가 있지만 현재 푹에는 대체 상품이 없다. 이에 웨이브에 비슷한 상품을 구성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공정위가 지상파 콘텐츠 비차별 공급조건을 부과할 것인지다. 이는 웨이브가 공급하는 지상파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를 경쟁 플랫폼에도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웨이브 측은 공정위가 해당 조건을 내건다면 넷플릭스 등과 경쟁해야 하는 토종 OTT 사업자 입장에서 경쟁력 저하 및 역차별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국내 OTT 사업자에게 제공하지 않고, 디즈니는 자체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설립 후 넷플릭스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아울러,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방송법 전부개정법률안’도 웨이브 입장에서는 골칫거리다. 김 의원은 기존 부가유료방송사업자에 관한 정의조항을 삭제하고 OTT서비스를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자’로 하는 별도 역무를 신설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를 과잉규제로 판단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은 “유료방송과의 규제형평성 명분으로 토종서비스 포함 전체 OTT 규제강화부터 추진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환경에 대응하기 어려운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