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했다. CNN, CNBC 등 주요 외신은 이번 결정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기술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CNN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메모리칩은 스마트폰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생산량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며 “애플, 화웨이를 포함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한국기업의 메모리칩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까닭에 메모리칩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CNBC는 “일본과 한국 간 경제 갈등은 약 1년 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해 온 메모리칩 가격을 잠재적으로 상승시킬 것”이라고 봤다. ABC 뉴스도 “타 메모리칩 공급업체가 전 세계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칩 가격은 상승할 것“이라며 ”이미 일본정부가 한국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를 발표한 지난 7월 1일, 메모리칩 가격은 기존보다 23%나 올랐다“고 전했다.
아울러 ABC 뉴스는 주요 기업이 생산하는 전자제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휴대폰, 컴퓨터, 서버 등이 영향권 안에 든다. 영국 BBC 방송도 “스마트폰, 노트북, TV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BS 애널리스트 마 티에잉도 미국 언론을 통해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로 전자제품 공급망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과소평가할 수 없다”면서 “공급 차질은 애플, 화웨이, 소니를 포함해 스마트폰, 컴퓨터, TV 생산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외신들은 한일 경제전쟁 속에 놓여진 애플을 주목했다. 애플은 삼성의 경쟁사이자 고객사다. 최종 시장에서는 경쟁자지만 중간 시장에서는 고객이다. 따라서 애플의 공급 차질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포브스는 이번 기회를 통해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한일 경제전쟁의 우승자는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와 애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애플은 지난해부터 중국 BOE테크놀로지그룹과 미중 무역전쟁에 관계없이 협력하는 것을 협의했다”며 “애플은 이미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또 다른 공급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미국의 중재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일 간 긴장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여기에 미국은 무관심한 듯 보인다”며 “또 일본의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조치는 글로벌 기술 산업 공급망에 지장을 주는 동시에 중국과 대만의 대체 공급사를 도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