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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키징 소재, 日 의존도↑…韓 대안 마련 '잰걸음'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반도체 패키징 공정 소재도 일본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규제가 확대되면 제품 양산에 차질을 빚는다. 이에 국내 업체가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패키징 공정은 반도체를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전기적으로 연결해주는 과정이다. 웨이퍼 다이싱(절단), 칩 접착, 금속 연결, 성형 공정, 패키지 테스트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다이싱의 경우 웨이퍼를 낱개의 칩으로 분리하는 단계다. 옆면, 뒷면을 자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실리콘 웨이퍼 뒷면을 깎는(백그라인딩) 과정에서 활용되는 BGT(Backside Grinding Tape)는 일본산 비중이 90% 이상이다. BGT는 백그라인딩 시 전면의 회로패턴을 보호한다.

일본 린텍, 닛또덴코, 미쓰이화학 등이 주요 생산 업체다. 국내에서는 AMC 등이 양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먼저 개발 및 양산한 제품이다. 품질이나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다”며 “BGT 판매하는 업체가 장비까지 납품하는 점도 국내 업계가 계약을 따내기 쉽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본산 수급이 어려워질 경우, 타격이 크다.

최근 반도체 장비기업 지컴은 BGT를 대체하는 웨이퍼 코팅 장비를 개발했다. 반도체 패키징 전문업체 네패스와 협업했다. 이 장비는 레진(반고체)을 웨이퍼에 도포한다. 압력과 열처리 과정을 거치면, 레진이 굳으면서 얇은 막 형태로 변형된다. 굳어진 레진이 BGT의 역할을 그대로 수행하게 된다.

김윤창 지컴 대표는 “BGT는 접착성이 있어, 웨이퍼를 자르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붙을 수 있다. 레진은 이 부분에서 자유롭다”면서 “웨이퍼당 시간은 40초에서 30초로, 비용은 5달러에서 1달러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상용화되지 않은 만큼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장비 1대당 약 8억원이다. 초기 비용부담이 있다.

에폭시 몰딩 컴파운드(EMC) 역시 일본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EMC는 성형 공정에서 활용되는 봉지재다. 반도체 칩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한다.

반도체용 EMC 시장은 일본 미츠비시케미칼, 니폰카야쿠사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일본 기업의 글로벌 점유율은 80% 이상이다.

국내에서는 국도화학이 EMC용 에폭시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과 일본 등에 특허등록도 마쳤다. 이 에폭시는 EMC의 핵심 원재료다. EMC의 여러 배합물 간의 접착제 역할이다.

하지만 EMC 국산화는 아직이다. 완성품 제조까지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전부터 국내 업체들이 묵묵히 준비한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면서도 “완전 대체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정부와 대기업 등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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