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삼성SDS가 지난 18일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196억원 규모의 ‘차세대 지방세시스템구축 1단계 사업’을 수주했다. 2013년 7월 공공사업과 대외 금융사업에서 공식적으로 철수한 후, 6년 만이다. 이 사업은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 사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삼성SDS의 입찰이 가능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우체국금융이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앞서 진행한 정보화전략계획(ISP) 주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은행연합회가 17개 시중은행과 추진한 블록체인 자격증명인 ‘뱅크사인’ 사업을 수행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삼성SDS가 금융과 공공 SI시장에 복귀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장에선 다시 삼성SDS, LG CNS, SK(주) C&C 등 빅3의 경쟁체제가 다시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공공 및 금융 시장은 삼성SDS가 빠진 이후 LG CNS와 SK(주) C&C가 양분해왔으며 여기에 대우정보시스템, 아이티센 등 신흥 강자들이 시장을 공략해왔다.
삼성SDS가 사라진 지난 6년간 국내 IT서비스 시장의 지형과 풍토도 많이 바뀌었다. 무엇보다 발주처의 입김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3사가 경쟁했을 때는 가격 및 추가 공수 등에 대한 협상이 가능했지만 삼성SDS빠지고 협상 주도권을 LG CNS와 SK(주) C&C가 가져가면서 발주처에선 이들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눈치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SDS가 복귀하게 되면 예전과 같은 3자 경쟁구도가 다시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정안전부의 차세대 지방세시스템구축에 SK(주) C&C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3자 경쟁이 일어나진 않았지만 앞으로의 경쟁 구도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전통의 강자인 삼성SDS의 금융 및 공공시장 복귀에 대해 경쟁사들은 예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얘기한다.
빅3 중 한 업체 관계자는 “싸움이 힘들어질 수도 있지만 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엔지니어가 자기 감각을 1-2년 정도 유지할 수 있다. 삼성SDS가 금융 시장에 들어온다고 하지만 과거와 같은 금융 시스템 개발 역량을 보이기 위해선 시장을 떠나 있던 만큼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삼성SDS는 인력이 투입되는 시스템 통합(SI)사업에는 제한적으로 들어갈 것이란 입장을 공식, 비공식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업계에서는 SI시장에 들어올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ICT신기술에 기반한 플랫폼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ICT 기술기반 사업 자체가 SI역량을 여전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삼성SDS의 금융 및 공공시장 재진입으로 새로운 시장 구도가 형성될 수 있을 지 관심이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ICT신기술 시장에서 여전히 위력을 떨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