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오라클이 한국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인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 서울 리전’을 공식 오픈했다. 실제 설립일은 지난 5월 14일이다. 오라클은 향후 1년 내 서울 이외의 지역에 재해복구(DR) 서비스를 위한 두 번째 데이터센터도 추가할 계획이다.
전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외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이미 지난 2016년과 2017년 각각 국내에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마련한 만큼, 오라클이 후발주자라는 이미지를 어떻게 만회하고 시장에 진출할지 관심이다.
이와 관련, 탐 송(한국명 송승면) 한국오라클 대표<사진 위>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설립 기자간담회에서 “오라클의 DNA는 엔터프라이즈 고객에 맞는 워크로드. 엔터프라이즈급 미션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돼 있다”며 “이번에 오픈한 데이터센터 역시 이러한 DNA가 적용된 것”이라며 타사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AWS의 경우 컨슈머 시장에서 시작한 기업 DNA가 있다면, 오라클은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서울에 오픈한 데이터센터 역시 타사와의 차별화를 꾀했다는 설명이다. AWS, MS, IBM 등 타사의 데이터센터가 1세대 클라우드 인프라라면 자사의 데이터센터는 기존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강한 2세대 인프라라고 명명했다. 현재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 사업부 본사는 오라클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가 아닌 워싱턴주 씨애틀에 있다.
탐 송 대표는 “현재 오라클 OCI에서는 6000명 이상의 엔지니어가 근무하는데 대부분이 AWS과 MS의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설계한 사람들”이라며 “시장에 다소 늦게 진출한 만큼,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칩과 아키텍처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 자체보다는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혁신)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오라클의 전략”이라며 “결국 디지털 혁신을 위해선 데이터가 핵심인데, 오라클은 지난 40년 넘게 한국 시장에 ‘넘버1’ 데이터 관리 사업자로 자리매김해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에 오픈한 오라클의 2세대 데이터센터에는 자율운행 DB를 적용해 셀프 튜닝과 셀프 관리, 셀프 패칭 등이 가능하고, 클라우드 기반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브라이언 톰슨 오라클 본사 OCI 사업부문 부사장은 “기업 워크로의 80% 이상이 여전히 온프레미스(기업 내부 시스템)에 남아있다”며 “그 이유는 바로 1세대 클라우드로 이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성능, 보안 등이 주요한데,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가 이러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톰슨 부사장은 오라클의 2세대 클라우드를 구성하는 차별화된 기술을 크게 ▲폴트 도메인, ▲논-블로킹 네트워크, ▲오프박스 IO 가상화, ▲SSD 적용 DAS, ▲자동화된 서버 와이핑(삭제) 등 다섯까지로 꼽았다.
그는 “기존 1세대 클라우드에선 제한된 리소스에서 활용을 극대화시키다보니 초과구독(overscribed)이라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단일한 가용성 존(AZ)에서 고가용성(HA) 구성을 가능하게 해주는 폴트 도메인 기술과 오라클 SW(가상화) 없이도 베어베탈 서버를 제공할 수 있는 오프박스 IO 가상화 등을 통해 엔터프라이즈에서 요구하는 성능 및 가용성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블록·파일·오브젝트 스토리지 구분 없이 모든 인프라에 SSD를 적용해 현격한 성능 향상을 꾀했다. 고객이 서버 사용을 중단한 경우에는 펌웨어단까지 서버를 삭제해 고객 데이터의 잔존에 따른 보안침해 가능성을 없앴다. 고객이 클라우드 인프라 환경을 완전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베어메탈 및 VM인스턴스 격리도 제공한다.
가격 경쟁력도 높였다. 톰슨 부사장에 따르면, 스탠다드(표준) 가상머신 인스턴스(미국 리전 기준)의 경우, 오라클은 시간당 0.0638달러인데 비해 AWS와 MS 애저는 오라클 대비 52%, 구글 대비 46% 높은 가격에 제시하고 있다. 오라클은 전세계 리전 별 동일한 가격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한국의 경우 원화 기준으로 하면 이보다 더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주장이다.
톰슨 부사장은 “저렴한 가격 정책과 함께 클라우드에 있는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내기 위한 네트워크 비용을 부과하지 않고 빠른 전송을 위한 포트 비용만 내면 되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브 앤 임프루브(Move and Improve) 정책을 통해 아키텍터를 재구성할 필요없이 전통적인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이전 시 리스크를 없앴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라클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오라클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기업은 6000여개에 달하며, 1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이미 오라클 서울 리전을 통해 클라우드 이전업무를 완료했거나 앞으로의 이전 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오라클 서울 리전을 이용하는 고객사로는 KEB하나은행, SK스토아, 삼성유전체연구소, 티웨이항공, 서원유통, 미디어캐스트, 시너지21, 바스랩,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조선대학교, 인제대학교, 포이시스, 아트박스, 덱스터스튜디오, 네오스토어, 와이즈와이어즈, 애터미, 큰사람, 미디어캐스트 등이 있다. 삼성SDS LG CNS 롯데정보통신 등도 오라클 클라우드 파트너사로 합류했다.
다음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진행된 일문일답.
<일문일답>
Q. 오라클의 국내 및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은?
A. 한국을 포함해 현재 전세계에 9개의 OCI 리전이 설립돼 있다. 올해 말까지 인도 뭄바이, 호주 시드니 등을 비롯, 19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한국에도 향후 12개월 내 2번째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서울에서 떨어진 지역에 DR센터 개념으로 설립할 예정이다. 최근 본사차원에서 MS와 협력을 발표해, 오라클과 MS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간 연계해서 사용이 가능하다. 한국 리전에서도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다.
Q. 탐 송 한국오라클 대표 취임 이후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A. 이제 취임 2달이 있다. 미국 IBM 본사에서 30년을 근무하고 오라클로 옮기니 각 기업마다 DNA가 있더라. 오라클은 엔터프라이즈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DNA를 갖고 있다. 취임 이후 노조 이슈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최대한 빨리 마무리지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새 리더가 와서 뭔가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변화를 위한 변화를 싫어한다. 오라클이 시장에서 어던 가치를 주는지, 핵심은 데이터 관리하고 생각한다. 클라우드 시대에 오라클이 가치를 어떻게 확대할 수 있을지,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Q. 오라클 클라우드의 활용 가치는 무엇인가
A. 물론 오라클 고객들도 단순한 테스트, 개발 등 시험 용도로 써보는 경우가 있다. 비디오 렌더링과 같이 필요할 때 몇 달 쓰다가 중단하고 다시 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오라클 클라우드의 가치는 역시 오라클 DB를 중심에 놓고, 핵심 애플리케이션을 안심하고 옮길 수 있느 유일한 클라우드라는 것이다. 이는 고객 목소리로 이미 확인했다. DB전용머신인 엑사데이타를 클라우드로 옮길 수 있는 것은 오라클 클라우드가 유일하다. 엑사데이타 클라우드 서비스(엑사CS) 때문에 오라클 클라우드를 선택하는 고객도 많다.
Q, 한국 기업들에게 조언하고자 하는 것은?
A. 클라우드는 거대한 쓰나미와 같다. 쓰나미를 막으려 하면 안된다. 아직 한국 해변에 오지 않았다고 해서 클라우드가 안 된다는 얘기를 하면 안 된다. 클라우드는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이자 민첩함을 가능하게 한다. 혁신을 가능하게 하고 비즈니스 가치를 시장에 빨리 내놓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클라우드 가치를 단순히 비용 절감에 놓기 보다는 민첩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Q. AWS, MS 등 경쟁사는 금융, 공공 등 주요 영역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인증을 획득했다. 오라클은 관련 계획이 없나
A.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와 금융 영업 등을 위한 모든 인증 작업을 준비 중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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