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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시대 차세대방향①] DT시대, 금융 차세대 향방은?

올해 금융권에 대형 차세대시스템 구축은 눈에 띠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올 한해가 금융권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이어지는, 한번 쉬어가는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는 빅뱅방식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에서 시스템 별로 단계적으로 개발을 하는 새로운 형태에 대해 금융권의 고민이 진지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많지는 않다. 은행의 경우도 3기 차세대에 대한 논의가 불거지고 있고 증권업계에서도 장비 노후화로 인해 새로운 시스템 개발 요구가 있어 시스템 구축 방법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이어져야 한다. 디지털데일리는 새로운 금융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대한 전망과 현 상황을 분석해본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 차세대시스템은 그동안 금융IT시장을 견인해 온 주춧돌이었다. 대규모 자금과 인력이 투입되는 금융 차세대시스템을 통해 우리 금융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해왔다.

하지만 차세대시스템 방법론이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일거에 시스템을 개발, 전환하는 빅뱅(Big Bang) 방식의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회의론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이 금융시장에 불어 닥치고 있는 상황에서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순차적 시스템 오픈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모듈형 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최근 금융권에 불고 있는 애자일((Agile) 조직론과 맞물려 힘을 얻고 있다. 권한을 가진 팀이 민첩하게 일을 하게 하는 애자일 조직을 위해서라도 IT시스템이 현업을 끊김 없이 지원해야 하는데 일정 기간 동안 요건변경을 하지 못하는 ‘프리징’이 불가피한 차세대시스템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금융 차세대시스템은 평균 10년-15년 주기로 돌아온다. 시스템이 오래된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는 꾸준히 쌓여만 간다. 이 기간 동안 기존 시스템에 덕지덕지 붙여가는 모듈과 이에 따른 데이터 사일로(Silo)도 무시못할 수준이다.

통상 대형 시중은행의 시스템 프로그램 수는 50여만 본 정도로 차세대에 착수하게 되면 대략 1000여 명의 인력이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 한 시스템 통합(SI)업체 관계자는 “50여만 본 중 0.001%만 틀려도 그 충격은 정말 크다”며 “특히 최근의 금융 시스템은 은행과 고객(기업)간 연계된 부분이 너무 많아 프로그램 일부만 변경되거나 에러가 나면 그 후폭풍이 무시 못할 수준이 된다”고 전했다.

반면 해외 금융사의 경우 대부분 모듈화해서 개발하고 있다. 사실 ‘차세대’라는 용어자체가 해외에서는 생소한데 일부 은행의 경우 계정계시스템을 20여년 동안 한번도 바꾸지 않은 사례가 있을 정도다.

이들 해외 은행들은 모듈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중간에 필요한 요건이 생기면 이를 개선하는 구조로 사업을 진행하며 개발이 완료된 이후에도 충분한 정비과정을 거쳐 시스템을 오픈한다.

물론 모듈형 시스템도 단점은 있다. 업계에선 통상 시스템을 모듈형으로 구축하면 20~30%의 비용이 더들어가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차세대를 하면서 1년~ 1년 반 동안 기존 시스템을 프리징 한 후 차세대 오픈을 위해 데이터 이행 및 전환을 마무리하고 시스템을 연계시키는 비용을 생각하면 모듈형 개발이 더 이익이라는 주장이다.

최근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수행중인 A화재보험사의 경우 영업포털 개발 이후 보상 포털 개발 늘 진행하는 등 단계별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사업을 수행중인 관계자는 “보험 경영진이 단계별 개발이 오히려 비용이 더 적게 들어간다고 판단했다. 개발과 동시에 시스템 오픈을 선언해도 될 정도로 품질관리가 잘 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실제 이 보험사는 단계별 개발을 통해 분석-설계-개발-테스트-통합 테스트로 이어지는 기존 차세대 개발 프로세스와는 달리 ‘테스트’를 통한 품질 관리를 개발 중간에 수시로 수행하며 사업 완성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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