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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4주년 기획/e커머스] '가격파괴, 물류혁신'…결국 살아남았다


이커머스 업계엔 독보적인 강자가 없다. 1위 업체조차 전체 시장의 15%를 넘기지 못하는 동시에 높은 시장 성장률로 영역 확대를 위한 치열한 승부는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과거에는 단순히 마케팅 과당경쟁에 매몰됐다면, 이제는 저마다 특화된 무기로 각자의 영역을 구축하고 넓혀나가는 데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이커머스 시장 현황과 배송·가격·콘텐츠 등 주요 기업의 하반기 전략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중한기자] 이커머스 업계가 ‘누군가 무너져야 경쟁이 끝난다’는 우려를 받아온 지 수년이 지났다. 그러나 현재까지 사라진 기업은 없다. 지속된 적자에도 매출 증가, 투자유치 등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18.6% 증가한 11조195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모바일쇼핑은 거래액이 27.9% 오르며 성장을 이끌고 있다.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11번가가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긍정적인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과당경쟁보단 실속을 챙길 시기라는 업계 분위기도 청신호를 끌어내고 있다.

업체들은 경쟁보다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저마다의 강점 어필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한 저가 전략만으로는 고객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략의 중심을 신규 고객 유치에서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 in) 효과, 충성도 증가로 옮겼다.

◆고객 마음 어디로 기우나?…쿠팡·이베이 “배송”, 위메프 “가격”=쿠팡의 물류센터 규모는 2018년 말 기준 약 122만㎡로 축구장 167개를 합친 수준이다. 쿠팡은 두 배 이상 넓혀나갈 계획이다. 일례로 대구 국가산업단지에 3100억 원을 투자해 27만5800㎡ 규모의 첨단 물류센터를 신설하고 있다. 2021년 하반기 운영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계속 물류센터를 확대해 나가는 이유는 자체배송 서비스 ‘로켓배송’ 강화를 위해서다. 로켓배송은 자정 전에 주문 시 다음날 바로 받는 배송 서비스다. 자정 전에 주문하면 오전 7시까지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 오전 9시 이전에 주문하면 그날 중으로 받아보는 ‘당일배송’도 포함한다. 쿠팡은 로켓배송 상품 품목을 늘리고, 배송 지역을 넓히고 있다.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은 쿠팡의 유료멤버십 ‘로켓와우클럽’에 가입해야만 이용할 수 있다. 배송강점으로 이용자 편의를 증대시키는 동시에 타사 주문시 배송 서비스에 불편함을 느끼게 해 고객 락인 효과를 끌어낸다. 멤버십 가입자 수는 지난 3월 기준으로 170만명을 돌파했다.

이베이코리아는 또한 익일배송 서비스인 ‘스마일배송’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쿠팡과 같이 직접 배송을 진행하는 대신 기술개발, 투자를 통해 물류 서비스를 강화한다.

올해 하반기 이베이코리아는 용인, 인천에 이어 동탄에 물류센터를 가동할 예정이다.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제3자물류 창고관리 시스템(WMS)을 통해 여러 물품을 취급하며 이를 통합 배송해 효율화와 환경보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그 외에도 서울 지역에는 스마일배송 전담 차량도 운영 중이며,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 회원에게 매일 스마일배송 무료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위메프는 ‘최저가’ 기조를 이어간다. 지난 4월 ‘최저가 보상제’ 선언 이후 생필품 대상으로 타 오픈마켓보다 비싸게 구매한 경우 차액의 100%, 쿠팡의 경우 200%를 포인트로 제공하고 있다.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물류보다 가격에 재투자해 고객혜택을 늘리기 위해서다. 최저가라는 확신으로 포털이나 가격비교 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바로 위메프에서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유료 멤버십 ‘특가클럽’ 회원에는 특가상품 구매액 2~4% 포인트백, 매월 멤버십 전용 카테고리 ‘특가클럽데이’ 등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5월 1일에는 멤버십 대상으로 구매금액의 50%를 돌려주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런 특가전략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위메프의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38.3% 증가한 1조5900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거래액을 경신했다.

◆11번가·티몬 “다양한 재미로 소비자 손길 잡기”=광고에서는 1회 노출보다는 3회 이상 노출을 주요 성과지표로 사용한다. 반복해서 볼수록 구매확률이 급속히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커머스도 같다. 반복해서 접속할수록 구매확률이 높다.

11번가는 콘텐츠 중심의 ‘커머스포털’을 밀고 있다. 커머스 부문에 있어 포털보다 더 검색하기 좋은 사이트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이용자가 포털을 거치지 않고 11번가를 바로 방문하고, 상품을 검색할 때 11번가에서 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쇼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11번가는 실시간 쇼핑 검색어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가 많이 찾는 실시간 검색어를 한눈에 보고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쇼핑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기가 나쁜 날 관련 키워드(미세먼지, 미세먼지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를 검색하면, 평소 궁금했던 미세먼지 상품 관련 용어(KF지수, 필터/이온 청정 방식 등)들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이달 초 이를 보조하는 역할로 메신저형 알림 서비스 ‘11톡(십일톡)’ 또한 출시했다. 쇼핑혜택, 각종 이벤트, 프로모션 관련 정보를 전달한다. 앞으로도 쇼핑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동영상 등 관련 콘텐츠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티몬은 이용자의 손길을 잡는 방법으로 ‘큐레이션딜’을 쓰고 있다. 티몬의 상품기획자(MD)가 직접 상품을 조달(소싱)해 진행하는 타임마케팅을 가리킨다.

티몬은 매일 진행하는 1212타임, 매주 월요일 진행하는 티몬데이 외에도 1일 퍼스트데이, 2일 리워드데이, 4일 사은품데이, 8일 무료배송데이 등 날짜별로 다양한 큐레이션딜을 진행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모든 날짜에 데이특가 프로모션을 도입할 예정이다.

언제 어느 때 접속하더라도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는 인식을 부여해 매일 티몬을 찾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티몬 측은 “주 1회 티몬을 방문하던 고객들이 매일 3~4번 이상씩 접속하게 하는 동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중한 기자>leej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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