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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반도체 업황 부진…제조사·장비 업체도 ‘냉각’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예견된 반도체 업황 부진이지만 여파가 생각보다 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제조사는 물론 장비 업체들도 울상이다.

지난 9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 따르면 국내공급지수는 전년동기대비 4.1% 감소했다. 이는 반도체 등을 포함하는 기계장비 부분에서 전년동기대비 20.2% 감소한 것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 수출 역시 반도체 부진으로 5개월 연속 역성장한 상태다.

반도체 단가 하락 및 수요 부진은 관련 기업에 직격탄으로 돌아왔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 충격(earning shock,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60.2%, 68.7% 급감했다.

이는 국내외 반도체 장비업체까지 번졌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 ASML, 도쿄일렉트론 등 세계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최소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며 “연초에 세운 올해 실적 목표를 30% 이상 낮췄다. 하반기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장비업체들은 내년 반등을 바라보는 모양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반도체 시장이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매출을 4462억달러(약 521조2955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42조원 줄어든 수치다.

이에 증권업계는 반도체 관련 기업의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를 일제히 낮췄다. 반도체 분야의 컨센서스는 전월대비 18.5% 떨어졌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하향 조정하면서, 2분기 실적 전망이 8% 떨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러 예상과 달리 업계 내에서는 하반기 반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기존에 시장을 이끌던 반도체 기업들이 부진하면서 다른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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