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인터넷TV(IPTV)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통신사 중심으로 유료방송 인수합병(M&A)가 본격화되면서, 로펌시장도 활기를 띄고 있다.
5대 대형 법무법인은 이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게 돌아갔다. SK텔레콤은 법무법인 세종, 광장, 율촌을 선정했다. LG유플러스는 김앤장, 태평양과 함께 한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로 M&A 방향성에 제동이 걸린 KT는 대형 로펌을 놓쳤다. 하지만, 형사소송쪽으로 잘 알려진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방어태세는 취했다. 추후 상황에 따라 법무법인을 추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텔레콤은 대형 법무법인을 3곳이나 가져갔다. 지난 9일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티브로드 합병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 추진 당시 광장과 세종 변호사 30여명을 선임해 팀을 꾸린 바 있다. CJ는 김앤장을 선임했다. 그런데, 공정위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구 CJ헬로비전) 기업결합에 대해 불허결정을 내리면서 인수합병은 무산됐다.
이 때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M&A를 저지하기 위해 각각 율촌과 태평양을 택했다. KT와 함께 SK텔레콤의 기업결합 불허결정으로 성공보수까지 톡톡히 챙겼던 율촌의 경우, 이번에 SK텔레콤 편에 섰다.
3년 전과 달리 유료방송 M&A를 바라보는 정부당국의 시선은 나쁘지 않다. 조건이야 달리겠지만,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다는 언급을 하는 등 기본적으로 M&A 허가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은 과거 ‘불허’라는 뼈아픈 기억이 있는 만큼, 강화된 로펌 구성에 나섰다. 이번에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듯, 이전보다 더 신중하고 정성을 들이겠다는 의미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와 과기정통부는 이와 관련한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이다. 3년 전에는 기업결합 저지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인수 주체로 상황이 변한 만큼 김앤장과 태평양 법무법인을 통해 경쟁당국에 대응하고 시장지배력 이동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에 대처할 예정이다.
KT는 유료방송 M&A 대응팀을 가동하고 딜라이브 실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딜라이브 인수합병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일단 과기정통부가 16일까지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에 따른 사후규제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 안을 보고 국회가 합산규제 연장 여부를 결정한 후에야 KT M&A 향방이 결정된다. 이 때문에 KT의 법무법인 선정이 늦어졌다. 바른과 내부 법무팀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KT도 케이블TV 사업자 관련 M&A가 본격화된다면 추가적인 로펌 선임도 가능하다.
3년 전에는 대형 법무법인들이 모두 투입된 별들의 전쟁이었다면, 이번에는 유료방송시장 내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면서 ‘5대 대형로펌+α’로 시장이 더 커진 셈이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법률시장에 있어 이번 유료방송시장 M&A가 큰 이벤트는 맞다”라며 “다만, SK텔레콤‧CJ헬로비전 때는 공방전이 치열했지만, 이번에는 서로 M&A를 하겠다는 분위기이고 정부도 긍정적인 입장이라 과거와 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