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심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로부터 티브로드 합병 관련 임의적 사전심사 요청서를 접수했다고 28일 밝혔다. 임의적 사전심사는 기업결합을 하고자 하는 회사가 신고 기간 이전에 당해 결합이 경쟁을 제한하는지 공정위에 심사를 요청하는 제도다. 임의적 사전 심사를 받아도 실제 결합 때 정식 신고를 해야 한다. 정식 신고 접수 때 사실 관계 등을 간략히 확인해 임의적 사전 심사 내용과 다르지 않을 경우 신속히 처리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 기업결합 관련 양해각서(MOU)만 체결한 상태다. 본계약 전 미리 임의적 사전심사를 진행해 합병 승인 기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붙여 유료방송시장에 빨리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SK텔레콤은 지난 26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티브로드 통합작업을 4분기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유료방송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와 연내 통합하게 되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KT ▲LG유플러스+CJ헬로로 구성된 실질적인 유료방송 3강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날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티브로드와 함께하게 되면 800만 규모를 갖추게 되는데,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도 되는 수준”이라며 “티브로드 실사 관련해서는 어려운 상황은 아니며 좋은 회사인 만큼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이 방송‧통신 산업 분야에 미칠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공정거래법령 규정에 따라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다. 임의적 사전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고, 필요한 경우 90일 범위 내에서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다만, 자료 보정에 소요되는 기간이 제외된 순수한 심사 기간으로 자료 보정 기간을 포함한 실제 심사기간은 120일을 초과할 수 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현 CJ헬로) 결합 심사 때 불허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3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며 변화된 내부 분위기를 시사했고, 방통위는 유료방송시장 획정을 전국단위로 병행키로 하면서 유료방송 M&A 승인 명분을 줬다.
공정위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 기업결합 심사도 실시하고 있는데, 승인 때 점유율 총합은 24.43%로 1위 KT그룹을 추격하게 된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점유율은 23.8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