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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연구 실패 당연…미래기술육성, 출자만 할뿐 결과 요구 안 해”

-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김성근 이사장, “우리나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 지원”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연구개발(R&D) 활성화를 위해 연구 실패를 용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잘못된 말이다. 연구 실패는 당연하다. 새로운 길을 여는 것이 연구기 때문이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결과를 요구하지 않는다. 정부 과제와 다르다. 그래서 실험적이고 모험적 과제가 많다. 삼성은 출자만 했을 뿐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10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김성근 이사장<사진>은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2019년 상반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연구과제 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R&D 인력의 참여를 독려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2013년 시작했다. 2022년까지 1조5000억원 후원이 목표다. ▲기초과학 ▲소재기술 ▲정보통신기술(ICT)분야를 지원한다. 기초과학은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소재기술과 ICT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가 맡았다. 지금까지 517개 과제 6667억원을 제공했다. 46개 기관 교수급 1133명 등 8657명이 참여했다.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는 연구는 후속 지원도 한다. 올 상반기는 ▲기초과학 16개 ▲소재기술 11개 ▲ICT분야 17개 총 44개를 선정했다. 연구비 617억을 투입한다.

김 이사장은 “삼성전자가 기술 소유를 좌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 6년 동안 그런 사례는 없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산업을 통해 나온 연구를 사업화하는 일은 우리나라 전체에 열려 있다. 독자적으로 창업한 경우도 있다”라고 했다.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 음두찬 센터장은 “응용기술의 경우 애플 구글 등 해외 업체가 가져갈 수 있다는 걱정에 대한 안정장치는 있다. 이를 빼면 국내 어느 기업이나 활용할 수 있다. 계열사 등과 협업의 경우도 연구진이 요청하면 하지 우리가 먼저 개입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2022년 이후에도 삼성이 문호를 개방한 미래기술육성사업을 계속할까. 해외의 경우 기업이 민간 연구를 후원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대부분 기업 안에서 자유롭게 R&D를 하는 것을 선호한다.

김 이사장은 “우리도 궁금하다. 독립적 조직이기 때문에 삼성이 어떤 입장인지 아직 모른다. 학계에서는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개인적으로도 계속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얘기했다.

음 센터장은 “6년이 됐지만 아직 8000억원도 사용치 못했다. 절대평가로 과제를 선정하다보니 1년에 얼마를 정하지 않고 써서 그렇다. 10년에 1조5000억원을 사용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제도 존속이나 추가 투자 등 내부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수혜를 입은 사람 중 43세 이하가 절반이다.

김 이사장은 “처음엔 R&D 인력이 적어 지원하고 싶어도 대상이 없으면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을 했다. 기우였다. 30~40대 새로 유능한 연구자가 진입한다. 새로운 자극이 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음 센터장은 “과제 선정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의도한 바가 아니다. 뽑힌 대상을 놓고 보니 젊은층이 많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제선정 심사위원장 연세대 김은경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 등 해외 포함 3000여명의 심사위원 풀이 있다. 누구도 누가 어떤 신청을 했는지 알 수 없는 구조다. 글로벌에서도 투명성을 인정하는 선발과정을 거친다”라고 역설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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