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이하 현대·기아차)가 SAP의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DB) 하나(HANA) 기반의 차세대 ERP 도입에 나선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오라클 DB를 SAP의 인메모리 DB ‘HANA’로 교체하고 이후 클라우드 기반 ERP를 업그레이드할 방침입니다.
HANA 기반의 SAP ERP S/4 HANA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도입하는 것은 자동차 업계 최초입니다. 특히 오는 2025년 SAP의 기존 ERP의 기술 지원이 중단되면서 SAP의 차세대 ERP를 도입하기 위해선 SAP HANA DB로의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S/4 HANA에선 오라클 DB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업체별로 계약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단정하긴 힘들지만, 많은 기업들이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이번 결정이 관련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입니다.
오라클 DB를 SAP HANA 기반으로 바꾸는 것도 모자라 ERP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현대·기아차는 단순히 DB와 ERP를 바꾸는 것을 넘어 PI(업무 프로세스 혁신) 차원의 ICT 변혁을 진행 중입니다. 전통 제조업을 벗어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자동차가 ‘가장 큰 IT 기기’로 변화하면서, ICT를 통한 성장 동력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가 CES나 MWC 같은 IT업계 행사에 참여하는 이제 흔한 일이 됐습니다. 현대·기아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따라 최근 ICT 분야 전문가 영입도 적극적입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월 KT 클라우드 추진본부장을 역임한 서정식 전무를 영입한데 이어 작년 11월엔 역시 KT에서 클라우드 관련 업무를 담당한 김지윤 상무, 지난 2월엔 윤경림 전 KT 부사장을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부사장)으로 영입했습니다.
이번 발표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우선 전세계 39개 공장의 DB를 SAP HANA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는 약 2년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이후 3년 후부터는 클라우드 기반의 ERP(SAP HANA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이하 HEC)를 구축해 2026년경 완성할 방침입니다.
HANA는 하드디스크 대신 메모리에서 바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SAP의 DB 제품입니다. 기존 하드디스크 기반 DB에 비해 최대 1800배 빠른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현대·기아차 39개 공장의 데이터를 HANA로 통합, 궁극적으로 데이터 기반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할 예정입니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DB와 같은 핵심 시스템을 외부가 아닌 자체 데이터센터로 통합, 운영할 방침입니다. 전라도 광주의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통합, 확장 가능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됩니다. 이와 별개로 현대·기아차는 이미 커넥티드카를 위해 ‘카클라우드’를 구축, 운영 중입니다. 오픈스택 기반의 인프라로 구축됐습니다.
한편 지난주에는 중국 정부가 해외, 특히 미국기업에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단계적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는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된 시점에 나온 조치입니다.
중국은 현재 국가 안보를 이유로 클라우드 시장에 외국 기업이 접근하는 것을 사실상 막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17년 6월 발효된 중국의 사이버보안법(네트워크안전법) 등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은 현지에서 수집된 고객 정보 등을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해야 한고, 정부 당국에 의해 관련 정보의 전송이나 제거 명령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클라우드 기술과 같은 특정 서비스의 운영이나 소유도 금지돼 있어 중국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필수적입니다.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나 MS, 오라클 등 대부분 기업이 중국기업을 통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중국 사용자를 위한 계정도 별도로 관리합니다.
WSJ에 따르면, 현재 중국 당국은 해외기업이 자유무역지대(FTZ)에서 자체적인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도록 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과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됩니다. 양국은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 이어 이번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무역협상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아래는 지난주 국내에 전해진 국내외 클라우드 관련 소식입니다.
개별 기사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기사 제목을 검색하시면 전체 내용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현대·기아차 IT 혁신 박차…2026년까지 SAP 클라우드로 ERP 구축=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이하 현대·기아차)도 SAP의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DB) 하나(HANA) 기반의 차세대 ERP 도입에 나선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클라우드 기반 SAP ERP를 자동차 업계 최초로 적용한다. 이에 따라 사용 중인 오라클 DB를 SAP 하나 DB로 교체하는 작업이 우선 진행된다. 본사의 DB 통합 작업은 이미 진행 중이며, 해외법인 및 계열사는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이후 ERP 구축은 3년 뒤부터 시작, 2026년경 완성할 계획이다. 전환 비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수천억대로 예상된다.
◆中, 해외 기업에 클라우드 시장 개방하나=중국 정부가 해외기업에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단계적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최근 IBM, 파이자, BMW 등 글로벌 기업 대표와 만나 이같은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현재 국가 안보를 이유로 클라우드 시장에 외국 기업이 접근하는 것을 사실상 막고 있다. WSJ에 따르면, 현재 중국 당국은 해외기업이 자유무역지대(FTZ)에서 자체적인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도록 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력한 후보지로는 구이양 지역에 꼽히고 있다.
◆대기업도 뛰어드는 클라우드 보안...“블루오션으로 지목”=기업들이 클라우드에 주목하면서 보안 산업도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SK인포섹, 안랩을 포함한 국내 보안기업들은 클라우드 보안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보안사업을 비주류로 여기던 대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클라우드 보안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SDS는 약 20여 년간의 보안사업 노하우를 축적한 클라우드 보안 토털 서비스를 발표했으며, LG유플러스는 기존 하드웨어(HW) 방식의 보안 서비스 가상화 기술(NFV)로 구현한 ‘유플러스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를 출시했다. 물리적인 장비 없이 가상사설망(VPN)을 임대해 보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외국계 SW기업 한국지사장, 세대교체 바람부나=최근 외국계 소프트웨어(SW) 기업의 한국 수장이 공석인 곳이 많아졌다. 외국계 기업의 한국 지사장 교체는 비교적 잦은 일이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시대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역할 변화가 주목된다. 일부 업체는 인수합병(M&A)에 따른 준비 작업이 한창인 만큼, 후임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 지사장이 공석인 곳은 한국오라클과 한국레드햇, SAS코리아 등이다.
◆고순동 한국MS 사장, “AI 대중화 앞당긴다”=고순동 한국MS 사장은 “AI의 혜택을 충분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기술 뿐만 아니라 정책, 사회, 문화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MS의 전체 AI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 전반에서 발전이 가능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구현, 책임 혁신을 위한 공동체 구성, 기술 격차 해소·일자리 창출, 사회적 영향력 창출 등 4가지 AI 활성화 이행 전략을 발표했다. 이미 LG전자와 AI 자율주행 SW개발, 동국대와는 AI 교과과정신설, 교육부 등과는 학생 대상의 원격상담 시범사업인 ‘위(Wee) 닥터’ 등을 구축했다.
◆VM웨어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IT 인프라 지원할 것”=전인호 VM웨어 코리아 지사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 상반기 앱 중심의 IT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의 C레벨과 소통을 강화하고, 파트너사들과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의 C레벨과의 소통을 강조했하고, 클라우드 파트너 프로그램을 통해 CIO의 클라우드 전략 수립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기존에 집중하던 금융, 공공뿐만 아니라 통신, 제조, 유통, 의료 등 산업별로 요구사항에 맞는 솔루션도 제공한다.
◆멀티 클라우드 시대… 델 EMC, 4월 ‘SDN・SDDC 데모센터’ 오픈=델 EMC가 4월부터 국내 고객들을 위해 ‘SDN・SDDC 데모센터’를 새롭게 선보인다. 주요 파트너사인 ‘셀파인네트웍스’의 가산동 사옥에서 공동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SDN의 사전 테스트 및 개념검증을 위한 통합 지원을 제공한다. 센터에는 ‘S6010-ON’과 ‘S4048-ON’ 스위치를 비롯한 각종 네트워킹 장비와 델 EMC의 HCI 솔루션 V엑스레일’ 등이 설치된다. 이와 함께 빅스위치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빅스위치 제품군에 대한 OEM 비즈니스도 올해 2분기 시작한다.
◆SKT-에릭슨, SW 능력치 올리는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진짜 5G 연다=최근 전세계 통신업계는 5G에 있어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주목하고 있다. SW 기반 5G 인프라 발전이 가속화된다는 의미다. SK텔레콤과 에릭슨은 차세대 5G 단독표준(SA) 코어 네트워크 기술‧아키텍처 등 광범위한 영역의 기술 개선을 공동 추진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마이크로 서비스를 통한 성능 개선 및 최적화에 중점을 둔다. 또, 3년간 서비스 품질·안정성·성능 향상을 연구·기능 개발에 합의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노그리드, 10개사와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사업 공동 추진=이노그리드는 인텔코리아와 어니컴, 현대무벡스 등 10개사와 ‘한국 데이터허브 얼라이언스(K-DA)출정식 행사를 가졌다고 28일 밝혔다. 이외에도 현대BS&C, 테라텍, 넥스코어테크놀러지, 아이브릭스, 유비스토리, 이준시스템 등이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허브 플랫폼 구축을 위해 힘을 합친다. K-DA를 통해 이들 기업은 금융, 헬스케어, 교육, 물류, 항만 분야 등 각 산업군에 국산 클라우드 기술과 AI 기반 빅데이터, IoT, 블록체인 등 핵심기술을 융합, 국내외 데이터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ETRI 이승윤 책임,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작업반 의장 연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은 3월 25일부터 29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 ‘제22차 클라우드 컴퓨팅 국제표준화 회의’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승윤 책임이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작업반’ 의장에 연임됐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작업반(Working Group)’은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개념, 정책 등 핵심 공통 표준화를 진행한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수준 협약(SLA), 엣지 컴퓨팅, 클라우드 네이티브 등의 표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에너지 클라우드 기술개발 과제 공모=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월 26일부터 30일간 에너지클라우드기술개발 등 기후분야 신규과제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고는 지능형 에너지 관리를 위한 개방형 플랫폼 기술과 도시형 차세대 태양전지 및 탄소자원화 분야를 대상으로 하며 올해 사업규모는 76.5억원 가량이다. 신재생 등 분산에너지원을 생산, 공급 및 소비, 거래하는 누구나 활용해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신규사업을 기획했다.
◆오라클, 클라우드 ERP에 AI 적용=오라클이 자사 클라우드 ERP에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 역량을 확대했다고 26일 밝혔다. 최신 기술은 비용 보고 지원, 프로젝트 관리 디지털 비서, 고급 재무 통제와 프로젝트 공급망 관리 등에 적용됐다. 현재 오라클 ERP 클라우드는 112개국, 23개 산업군의 6000곳 이상 조직에서 채택하고 있다. 이번에 AI 기술이 적용된 분야는 우선 비용 보고 관리 부분이다. 비용 항목을 자동적으로 생성, 분류, 일치시켜 비용 보고 작업을 간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토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한화투자증권과 베스핀글로벌 합류"=토스가 발빠른 대응력을 보이면서 토스뱅크 컨소시엄 주주 구성을 마무리했다. 토스뱅크는 한화투자증권과 베스핀글로벌을 새로운 주주로 맞이하며 주주 구성을 완료했다. 이중 베스핀글로벌은 기업의 클라우드 구축, 컨설팅, 운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매니지먼트 기업으로 국내 대기업 및 중국 등 해외 기업 포함 약 700개 고객사를 확보하며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정리=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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