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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엔 여전히 '뜨거운 감자', 주 52시간 근무제...."파격적인 보완책 나와야"

[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내년 1월부터 상시종업원 50인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소프트웨어(SW) 업계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고 업무 특성상 출장·야근이 잦은 SW업계에서는 기업들에 부담만 떠안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시스템 구축비용·인건비 등의 비용문제가 발생하며, 법에 저촉되지 않는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SW산업협회는 지난 20일 서울 가락동 IT벤처타워에서 SW산업 근로시간 단축 대응방안 공유 회의를 진행했다. 중소 SW기업 관계자들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인한 부담감이 높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SW 대기업 인사팀이 참석해 자사의 주 52시간 근로제 이행 현황을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장단점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초기에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지만 현재는 정착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확한 근로시간을 측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하고 있다”며 SW기업 특성을 고려한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자리에서 중소 SW기업을 중심으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특정 사례에 대한 법의 저촉 여부와 대응방법이다. 예를 들어 ▲회식·워크숍이 근무시간에 포함되는지 ▲개발자, 마케팅 담당자 등 직군별 동일한 업무 시스템을 운영하는지 ▲개별 직원의 코어타임 변경이 가능한지 ▲주 52시간을 채우지 못했을 때 ▲흡연·병원·은행 등 개인 시간을 주 52시간 안에 포함할 것인지 등 다양한 특수 사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실제로 SW기업들은 사업 특성상 신제품·서비스 출시 직전 업무가 몰리는 경우가 많다. 또 프로젝트가 탄력적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주52시간 근로제를 이행하기 어렵다. 대체인력을 고용해도 업무의 연속성을 이어가는데 한계가 있다. 특히 긴급 장애대응·보안패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연장근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SW업계의 공통적 의견이다.

이처럼 중소기업 대상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을 앞두고 SW기업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속 시원하게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으며, 들여다 볼 사례도 거의 없다.

한 SW기업 관계자는 “현재 유연 근무제 도입이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 많이 도입한 곳이 없어서 들여다 볼 곳도, 물어볼 곳도 없다”며 “도입사례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기업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은 SW업계 특성상, 이를 그대로 도입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이날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 대책중 하나로, 기업이 고임금자에 대한 수당 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날 참석한 모 기업의 인사팀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비용발생을 우려하는 기업들은 고임금자에 대한 수당면제를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직원들과의 합의 하에 고임금자에게 발생하는 추가 수당을 제한하는 방안을 도입할 경우, 그나마 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탄력근로제에 대한 단위기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국회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최장 6개월로 하자는 의견과 1년까지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이날 참여한 대부분의 SW기업은 업종 특성상 1년의 기간이 주어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한편 SW산업협회는 주52시간 근로제도와 관련해 진행중인 SW기업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시 사업수행 기간 부족이 우려된다는 응답이 65.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인건비 증가 등으로 인한 경영악화가 우려된다는 응답이 52.3%로 나타났다.

관련 제도 정착을 위한 적절한 방안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6.8%는 충분한 사업기간 보장을 위한 예산편성 및 집행제도 개선이 가장 필요한 지원방안이라고 응답했다.

SW산업협회 측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과 관련해 회원사들의 설문을 바탕으로, 고용노동부와 협의를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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