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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만 하려 해도 이런데, 한국 자율주행 미래 어쩌나”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자율주행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불리는 선우명호 한양대학교 에이스랩(ACE Lab) 교수가 한국 자율주행 미래를 향해 탄식을 내뱉었다. 기술 발전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정부정책과 규제 허들 때문이다.

11일 LG유플러스와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ACE Lab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5G 도심도로 자율주행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이 자리에서 선우명호 교수는 “한국은 지금 카풀만 하려고 해도 엄청난 문제를 받는다”라며 “조금 더 많은 의견을 들어야 하며, 연구자 입장에서는 사실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선우명호 교수가 자율주행 시연 자리에서 카풀을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택시와 카풀업계는 평일 출퇴근 시간에만 허용하는 극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규제만 더 강화된 반쪽짜리 합의라는 말도 나온다. 신기술과 서비스가 기존 규제와 업계에 가로막힌 상황이 자율주행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해외에서는 자율주행을 택시산업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자회사인 웨이모는 지난해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율주행 차량에 들어가는 비용은 2억원 이상이다. 이에 일반 고객에게 자율주행차를 판매하는 것보다, 택시를 통한 기업 서비스에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상황에 비춰본다면 한국에서의 자율주행 택시사업은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이다. 이러는 사이, 세계 자율주행 업계는 빠르게 달리고 있다.

선우명호 교수는 “한국에서 국토교통부에 허가받은 자율주행 차량은 총 60대인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라라며 “중국 바이두는 2000대, 웨이모는 6만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차량 수가 중요한 이유는 빅데이터와 직결된다. 자율주행 기술이 성숙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해야 한다. 1대의 차량과 1000대의 차량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의 양과 질은 차원이 다르다. 이미 여기서 자율주행을 준비하는 다른 나라 기업과 수준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선우명호 교수는 “한국 자율주행 알고리즘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자율주행 기술이 성숙하고 신뢰성을 갖추려면 굉장히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차 한 대가 얻을 수 있는 것과 2000대가 돌아다니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을 비교할 수 없다. 이는 한국이 뒤떨어지는 분야”라고 꼬집었다.

또 “자율주행차에 중요한 레이다, 라이다, 카메라 핵심 원천 기술은 해외에 있는데, 특히 라이다는 국방용으로 개발돼 왔기 때문에 미국과 프랑스가 강하다”며 “한국의 경우, 카메라는 고속으로 촬영한 물체를 정확하게 인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LG유플러스와 한양대는 일반 차량들이 주행 중인 서울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에서 5G 자율주행차를 공개 시연했다. 이날 양 측은 ‘세계 최초’ 5G 도심도로 자율주행 기술이라고 밝혀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앞서, KT는 평창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운행했고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1일 경기 화성 자율주행실증도시 K-시티와 시흥 일반도로에서 테스트 운행을 실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LG유플러스 강종오 미래기술담당은 “평창에서 했던 것은 비표준 방식이며, K-시티는 일반도로라고 말하기 어렵고, 시흥에서 SK텔레콤이 실시한 자율주행 시연은 5G가 아닐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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