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최근 캐나다 정부는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인(CFO)인 멍완저우의 신병 인도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캐나다 정부가 정치적으로 치우친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며 강력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번 멍 부회장의 미국 신병 인도 허가 결정으로 미중 간의 긴장이 고조될지 지켜봐야 한다. 반대로 3월말 진행될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화웨이 제재 완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각) 외신 CNBC는 “멍 부회장을 인도하는 과정은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을 부채질 한다”고 분석했다. 영국 외신 BBC도 “이 사건의 영향은 복잡하고 광범위하다”며 “미중 간의 민감한 시기와 화웨이의 급속한 성장 가운데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장은 미중보다 중국과 캐나다의 갈등이 부각되고 있다. 중국 또한 정상회담을 고려해 미국보다 캐나다에 화살을 겨눈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 캐나다가 쌍방 간 인도 조약을 남용해 중국 국민을 체포하는 것은 중국 국민의 합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며, 이는 심각한 정치적 사건”이라고 강력한 불만을 표시했다. 또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의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정치적 학대”라고 표현했다.
따라서 이번 달 중으로 진행될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에서 화웨이 제재에 대한 열쇠가 주어질지가 관건이다. 외신 분석처럼 현재 전 세계 5세대(G) 통신장비 선정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보이콧 압박을 가하고 있다. 화웨이의 미래가 걸린 일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무역전쟁과 별개인 보안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앞서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익에 부합하거나 협상에 도움이 된다면 멍 부회장 관련 법무부 사안에 개입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화웨이 제재는 미국이 무역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협상카드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예상 시나리오처럼 화웨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중국은 마음이 급하다. 특히 올해는 5G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국은 화웨이가 ‘중국 제조 2025(메이드 인 차이나 2025)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웨이는 경쟁사인 노키아보다 약 100년 늦게 출발했으나, 현재는 전 세계 통신장비 기업 1위로 올라섰다.
따라서 중국 입장에서 화웨이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기회는 미중 정상회담이다. 현재 미국은 이번 달 말께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장기간에 걸친 무역전쟁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어 아직까지 분위기는 나빠 보이지 않는다.
앞서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미국과 중국은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당초 이 협상은 22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양측이 회의를 이틀간 연장할 정도로 치열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다가오는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화웨이에 대한 제재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현재 분위기상 미중 무역전쟁 해결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 하지만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트럼프 특유의 판 깨기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번 멍 부회장의 미국 신병 인도에 대해 외신 CNN은 “이 사건은 미국이 화웨이에 압력을 가하려고 하는 몇 가지 방법 중 하나”라며 “이 사건이 무역협상에 반영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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