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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1위 차량공유 ‘그랩’, 구글 대신 SKT T맵 선택한 이유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동남아 1위 차량공유기업인 ‘그랩(Grab)’이 구글이 아닌 SK텔레콤 T맵과 손잡았다. 지역에 특화된 맞춤화 맵‧내비게이션을 구현하는 동시에 구글 종속성을 벗어나기 위해 선택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대표 박정호)과 그랩(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앤서니 탄)은 30일 SK텔레콤 본사에서 양사 대표가 참헉한 가운데 조인트벤처 ‘그랩 지오 홀딩스’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그랩은 핵심 전략으로 ‘하이퍼 로컬라이즈’를 주창해 왔다. 지역에 특화된 맞춤 서비스를 모색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구글지도는 동일하게 제공되기 때문에 그랩만을 위한 서비스를 지원하기 어렵다. 이에 그랩은 SK텔레콤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랩이 그리는 청사진에, 구글보다는 SK텔레콤이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동시에 구글에 종속되지 않으면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해외시장 진출에 목말라 있는 SK텔레콤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협력안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게 될 그랩 지오 홀딩스는 그랩의 제럴드 싱 서비스총괄이 최고경영자(CEO)를, SK텔레콤 김재순 내비게이션 개발셀장이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맡게 된다. SK텔레콤은 지난 17년간 T맵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제품 개발부터 제품 사업화까지 전체 기술 방향, 개발 로드맵 및 전략 등을 담당한다.

2012년 설립된 그랩은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등 8개국 336개 도시에서 택시, 오토바이, 리무진 등을 운영하는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업체다. 현재 모바일 앱 다운로드만 누적 기준 1억3500만건으로, 글로벌 차량 공유 기업 가운데 규모 면에서 중국의 디디추싱(DiDi)과 미국 우버(Uber)에 이은 3위다.

SK텔레콤은 이번 조인트벤처 설립에 대해 그랩 서비스 전용 맵과 내비게이션 서비스 확보 등 경쟁력 강화 필요성과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에서 자율주행‧정밀지도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려는 SK텔레콤의 이해관계가 맞은 데 따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랩 지오 홀딩스는 첫 서비스로 올해 1분기 중 싱가포르에서 사용할 수 있는 T맵 기반 그랩 운전자용 내비게이션을 내놓을 계획이다. 전용 내비게이션은 그랩 운전자에게 최적화된 길안내 뿐 아니라, 차량정체 등 도로상황도 알려준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차량 및 도로 정보, 교통현황 등을 분석하는 빅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초정밀 위치 측위 솔루션 등을, 그랩은 동남아 각국의 차선‧신호등 등 도로 정보와 지도 데이터를 제공한다.

그랩 지오 홀딩스는 해당 내비게이션을 싱가포르의 그랩 공유 차량 운전자들에게 우선 서비스한 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는 다양한 위치 기반 상품·서비스를 발굴하는 것은 물론, 향후 글로벌 모빌리티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SK텔레콤은 동남아시아 내 신규 기업(B2B) 사업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이번 조인트벤처의 설립은 동남아 지역의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 방식에 큰 임팩트와 변화를 주는 출발선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모빌리티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앤서니 탄 그랩 CEO는 “그랩은 매일 동남아시아에서 새로 생기는 도로를 추가하는 등 지역특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며 “SK텔레콤의 지도·내비게이션 기술과 그랩의 지역 데이터의 결합은 이 같은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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