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해 정부는 ‘데이터 경제’ 정책을 발표하며 데이터 기반의 신시장 창출에 본격 나설 것임을 밝혔다. 금융권에선 금융위원회가 ‘마이데이터’ 정책을 발표하며 보조를 맞췄다.
마이데이터는 그동안 개인정보 데이터의 주인이 ‘기업’이었다면 이제는 원래의 소유자인 ‘개인’에게 돌려주자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개인은 기업에 정보를 제공하는 입장이었지만 앞으로는 개인은 ‘정보’를 매개로 기업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기업 위주의 데이터 활용이 이뤄졌기 때문에 데이터 이용 프로세스가 기업에 맞춰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이 이뤄지기 위해선 기업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의 활용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
여기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오픈 API’다. 오픈API는 데이터나 서비스를 외부에서 쉽게 접근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공개 응용 프로그램 기술이다. 오픈 API를 통해 기업은 자사가 보유한 데이터는 물론 서비스에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농협금융이 가장 먼저 오픈 API 기반의 플랫폼을 만들고 스타트업들과 협업을 진행해 왔다. 농협금융에 따르면 현재까지 농협 오픈 API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API는 119개에 달한다. 20개가 넘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농협 API를 통해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오픈 API 플랫폼 구축을 마무리하거나 추진 중인 상황이다.
현재 개별적인 오픈 플랫폼 구축을 통해 API 공개를 통한 혁신 서비스 창출에 금융권이 나서고 있지만 금융권 공동으로 오픈 API를 공개하고 협업을 이루는 구조인 ‘은행권 공동 오픈플랫폼’도 올해 다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공동 오픈플랫폼을 운영 중인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은행권 공동 오픈플랫폼을 이용한 곳은 31개 업체에 달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개발자사이트에 간편 가입 후 API 이용 체험(샘플 앱, 개발도구 등 지원)을 한 업체는 3224개 업체, 오픈플랫폼 웹사이트에 API 이용신청한 업체는 204개, 개발 및 기능 테스트 수행과 대고객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보안취약점 점검 수행까지 간 업체는 총 95개에 이른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자산관리, 커뮤니티 관리, 비대면 본인확인, 각종 수행료 정산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활용 중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월간 이용실적은 46만218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금융 공동 플랫폼을 통한 API 활용은 개별 은행의 API를 사용할 때 보다 장점이 명확하다는 것이 금융결제원의 설명이다. 특정 은행의 오픈 API플랫폼의 경우 해당 은행의 서비스에 국한될 수 있지만 금융 오픈 플랫폼을 통한 API 활용은 보다 범용성 면에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회원 은행과 호환성을 가지게 됨으로 다른 서비스로 확장 시 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오픈 API를 통한 핀테크 스타트업과 비금융기업의 금융 서비스 활용은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마이데이터 전략에 따라 비금융기업의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어 오픈 API를 통한 새로운 생태계 마련이 기대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