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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맞춤법 틀리면 대출에 불리? “그렇지 않다. 훨씬 더 정교”

[인터뷰] 렌도코리아 권관택 전무(COO)

렌도코리아 권관택 전무
렌도코리아 권관택 전무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최근 개인 신용평가에 소셜네트워크(SNS)에서 활동한 이력을 포함한 비금융데이터까지 활용되면서 SNS에 글을 올리며 표현된 성향, 맞춤법 등이 개인 신용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가 온라인 상에 돌고 있다.

이에 대해 렌도코리아 권관택 전무(COO. 사진)는 “사실상 SNS의 텍스트 분석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렌도(Lenddo)는 SNS 친구, 포스팅 등 260억개의 데이터를 기계학습으로 분석해 개인 신용을 평가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국내에서는 FK BCG와 렌도코리아라의 합작법인이 지난 2016년 설립됐다.

마침 지난달 21일 금융위원회는 비금융 개인신용정보(통신·전기·가스 요금납부, 온라인 쇼핑 내역, SNS정보 등)만을 활용해 개인 신용을 평가하는 전문 CB사 도입을 통해 비금융정보의 체계적 활용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안신용평가로 분류되던 이러한 신용평가 방식은 우리 나라에서 주류는 아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의 출현으로 고객의 금융정보가 아니라 사회연결망에서의 정보를 바탕으로 신용을 분석하려는 시도와 서비스 접목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도 절대적인 평가는 신용평가사의 기준을 바탕으로 한다.

국내의 경우 나이스신용평가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두 회사가 고객의 금융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신용등급에 관련된 정보를 금융기관에 제공한다. 신용평가사의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금융거래에 바탕을 둔다. 그러다 보니 계좌나 거래기록, 대출 등이 없는 사회초년생, 주부, 프리랜서 등은 신용평가에 있어서 유리한 구조가 아니다. 통상 이들은 5-6등급의 신용등급을 부여받는데 이는 1금융권에서 대출 혜택을 볼 수 없는 부류에 속한다.

물론 고객의 금융 거래데이터 분석의 바탕을 둔 신용평가 결과는 기준이 명확한 편이다. 그래서 기존 제도권 금융회사들은 현실적으로 이를 대출 판단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과거 대출 고객이 많을 때 은행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신용도에 따라 대출자를 선별하는 과정에 이러한 수치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변하고 있다. 권 전무는 “저축은행들이 한국에서 성업 중인데 대출비용을 지불할 의지가 있는 고객이 고비용의 저축은행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신용평가의 세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신용 전문CB사의 출현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다.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는데 있어 금융거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이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개인의 평판, 소셜네트워크에서의 활동 등 비금융정보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권 전무는 “금융기관의 입장에선 렌도와 같은 대안신용평가를 통해 좀 더 촘촘한 잣대로 고객의 신용 분석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기존 CB사가 특정 고객의 신용도를 4등급을 줬다고 하면 렌도의 분석을 통해서는 4등 급 내에서 또 다시 10등급으로 나눌 수 있다. 기존 10단계의 등급으로는 신용도의 계단절벽이 높은 편인데 이를 보다 세분화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 판단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안 신용평가라고 하면 개인의 소셜네트워크(SNS) 활용도 분석 대상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러한 신용 분석에 대해 오해도 있다는 지적이다.

권 전무는 “일부 업체의 경우 SNS상의 텍스트를 분석하는 경우가 있다. 글에 ‘대출’, ‘파산’, ‘대부업’ 등이 포함되면 이를 신용리스크에 반영하는 식”이라며 “렌도는 고객의 동의를 전제로 SNS 활동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이력을 패턴화해 본다. 고객의 한 달 평균 통화수, 시간대 등을 신용스코어에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특정 시간대에 통화가 없던 고객이 갑자기 통화량이 증가하거나 낮 시간을 피해 밤에만 통화가 이뤄진다던지 하는 식이다. '맞춤법' 을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의 SNS를 통해 고객의 행동 패턴을 훨씬 더 정교하게 분석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SNS 자체가 신용평가 분석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권 전무는 “페이스북의 경우 자기인증 측면에서 활용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동남아 등지에선 고객의 본인인증 체계가 발전돼 있지 않다. 법으로 강제되지 않기 때문에 본인인증 방식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며 “대출신청 시 본인임을 인증하기 위해 페북 사진과 매칭한다. 5년 이상의 페북 사용 로그기록을 가진 사용자가 올린 사진과 대출신청 시 올린 사진과 비교해 본인임을 인증하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사실 대안신용평가 자체는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에 용이하게 쓰일 전망이다. 국내 은행들이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공격적 영업에 나서고 있는데 이들 국가는 개인 신용평가에 쓰일만한 금융거래 내역이 많이 쌓여있지 않다. 따라서 고객 신용평가를 위해선 비금융정보를 사용할 수 밖에 없고 여기에 렌도의 고객분석 알고리즘이 사용된다.

권 전무는 “KT가 몽골에 추진 중인 최초의 모바일 뱅크 ‘엠뱅크’에 렌도의 신용평가 모형이 도입되고 있다”며 “렌도코리아는 내년도 국내에서 해외에 진출하는 금융기관에 대한 지원, 특히 금융사의 리스크 업무 위에 마케팅 업무, 고객세분화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부분 지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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