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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아이도 클라우드로 찾는다…‘좋은 기술’의 의미

[인터뷰] 모라 하티 국제실종아동센터(ICMEC) 회장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영화 ‘서치’를 보면 실종된 10대 딸을 찾기 위해 페이스북 메시지와 텀블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흔적을 찾는 아버지의 모습이 나온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마음은 감히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국제실종아동센터(ICMEC)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매년 1만9956명의 어린이가 실종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IT기술은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데도 활용되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될 경우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극대화된다. 바로 선(善)을 위한 기술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 27일 ICMEC과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전세계 실종 아동을 찾기 위한 툴인 ‘GMCNgine’을 출시했다. ICMEC은 지난 20년 간 활동해온 비영리단체로 현재 29개국 33개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테레사 칼슨 AWS 공공부문 부사장도 ICMEC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GMCNgine은 AWS의 이미지 인식 서비스인 ‘아마존 레코그니션(Amazon Rekognition)’을 통해 만들어졌다. 인터넷 및 다크웹을 조사해 전세계 실종된 아동의 이미지와 비교하고, 경찰 및 집행 기관, 비영리단체(NGO) 등에 실종된 아동의 소재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와 관련,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만난 모라 하티 국제실종아동센터(ICMEC) 회장<사진>은 “당초 기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기려고 하는 과정에서 AWS의 도움을 받게 됐다”며 “ICMEC은 사건(아동 실종)이 발생했을 때 최초의 대응기관이 아니기 떄문에, 경찰이나 NGO 등이 사용할 수 있는 툴을 만들고 싶었다”고 검색엔진 런칭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각 국의 회원기관이 자국 내 실종아동 관련 데이터를 공급하면 GMCNgine이 아마존 레코그니션을 돌려 웹상에서 실종 아동을 찾을 수 있는 단초를 찾아낸다. 엔진에서 관련성 있는 정보를 찾아내면 이를 곧바로 회원기관에 제공하고, 관련 정보를 부모에게도 공급한다. 아이를 찾는 부모는 수사기관이 매일 아이를 찾기 위해 어떠한 활동을 했는지 궁금해한다. 수사기관 담당자는 잠들지언정, 검색엔진은 24시간 구동되며 수사의 단서를 찾는 셈이다.

또, 실종 아동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엔진이 찾아낼 경우, 회원국의 허락 하에 실종아동을 찾는 광고도 실을 수 있다.

하티 회장은 “이제 막 런칭한 엔진이지만 이미 기술검증(PoC)은 끝냈다”고 말했다. 6개월 전에 그에게 한 사람이 이메일로 사진을 보내 “어릴 때 유괴를 당해서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는데 국적을 알고 싶다”는 문의를 한 것. 단서는 달랑 사진 한 장 뿐이었고, 당시엔 엔진을 개발 중이었으나 아마존 레코그니션 기술을 활용해 80% 정도의 일치율을 보이는 사진을 발견했다. 이후 해당국가에서 수사에 착수해 동일 인물은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적어도 당사자에겐 희망을 줬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합의에 이른, 보편적인 실종 아동에 대한 정의가 없다. 국가 차원에서 실종아동을 기록하고 후속조치를 기록하는 DB를 보유한 곳은 30개국 이하다. 또 아동이 실종됐을 때 이를 전담해 대응하는 조직이 꾸려준 국가도 소수다.

그는 “많은 부분에서 실종아동은 취약계층이며 아이들이 있어야할 곳에 있지 않는다면 인신매매나 조혼, 매출 강압적인 노동착취, 성착취, 죽음 등 끔찍한 일에 노출될 수 있다”며 “앞으로 보다 역동적인 접근법으로 기술을 통해 회원국에서 자체적으로 갖출 수 없는 툴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많은 국가에서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술 플랫폼이 만들어진다면 더 좋을 것”이라며 “아이들이 응당 살아가야 할 좋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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