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시장의 초미 관심사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응하기위해서는 우리도 금리인상이 불가피하지만 한편으론 막대한 가계대출 규모와 경기침체를 고려한다면 기준금리 인상응 또 다른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발표되는 기준금리는 사실은 치열하고 정교한 데이터분석의 결과물이다. 한국은행과 데이터와의 치열한 싸움이 자리해있다.
한국은행 박민호 전산운영부장은 최근 한국은행이 개최한 ‘디지털 혁신시대의 금융부문 정보화 전략’ 세미나에서 “한국은행에 데이터란 업무수행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이 아니라 핵심 자산 및 원자재라며 정확한 금융경제상황을 진단하고 예측하는데 금융경제 데이터 확충과 분석기법 및 전망모형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민호 부장은 “한국은행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위해 데이터와 중앙은행이 중요한 관계를 가진다”며 “한국은행은 데이터를 통해 국민에게 평가를 받는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굉장히 많고 다양한 데이터가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박 부장은 “데이터를 다루는 형식은 다른 기관과 다를 바 없지만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미시 데이터, 거시 데이터를 비롯해 타 기관의 데이터를 사용할 뿐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가공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은행도 데이터 처리에 있어서 효율성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가공에 있어 수작업 비중이 높고 입수한 데이터와 가공된 지식이 부서별로 분산되어 있다. 또, 단순작업의 반복수행과 데이터 정확성 확인에 장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부서간 정보 공유 기피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데이터 업무 혁신에 나섰다. 박 부장은 “한번의 클릭으로 원하는 데이터를 원하는 시점에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조사연구지원 플랫폼’ 구축을 통해 한국은행 정보분석시스템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연구지원 플랫폼을 통해 한국은행은 데이터의 ▲집중화 ▲표준화 ▲자동화 ▲플랫폼화를 꾀하고 있다. 박민호 부장은 “표준화를 통해 수많은 데이터 중 데이터의 ID만 알면 검색과 활용이 가능해졌다. 한국은행 자료는 그래프가 많은데 이 역시 표준화 대상으로 만들어 변환 속도를 빠르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화의 경우 빈번하게 발생하는 데이터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했으며 플랫폼화를 통해 디지털 제품, 즉 정보가 유통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놓고 만든 지식을 공유, 유통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은 한국은행 특유의 조직문화도 비껴가게 했다. 박민호 부장은 “신기술 활용에 대해 중앙은행은 보수적일 수 밖에 없어 신기술 적용을 꺼려한다. 하지만 데이터 활용 업무에 있어선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와 같은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고자 한다”며 “한국은행이 활용하는 데이터의 출처가 다양하면서 유형이 다른 만큼 클라우드 구축을 통해 데이터 수집 구조를 단순화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도입에 대한 고민도 드러냈다. 박 부장은 “일반 국민들은 금리 결정 등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라는 요구가 많다”며 “다만 한국은행이 AI를 사용하면 좋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로선 머신러닝의 활용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조사연구지원 플랫폼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고 내외부 데이터를 집적하는 단계를 완성했다. 현재 2단계 사업이 진행 중으로 분석하는데 집중하고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3단계는 2019년부터 진행될 예정으로 고도화에 나서게 될 것이다. 박 부장은 “데이터 혁신 로드맵이 완성되면 데이터 통합관리와 데이터 제공 및 공유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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