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국정감사 마지막 날, 화웨이에 관한 우려의 근원이 드러났다. 중국과 공산당. 중국의 정치체계가 기업을 좌우할 수 있다는 걱정이 화웨이의 약점이다. 화웨이는 중국에 본사가 있다. 해외에서 나온 문제제기도 마찬가지다. 화웨이 역시 이에 대한 명확한 선을 긋지 못했다. 향후 지속적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국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와 원안위 종합감사를 실시했다. 처음으로 멍 샤오윈 화웨이코리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부와 통신사는 세계 최초 5세대(5G) 무선통신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세계 점유율 1위다. 스마트폰은 점유율 3위다.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활용 5G 네트워크 구축을 확정했다. KT는 검토 중이다. SK텔레콤 우선협상대상자에서는 탈락했다.
LG유플러스 하현회 대표는 지난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서 “(화웨이 통신장비를 LTE도 썼기 때문에) 5G도 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보안 검증을 위해 화웨이 등 전체 공급망을 관리하겠다. 외부 전문가를 통해 소스코드까지 검증할 수 있도록 하겠다. 우려하는 부분을 제거할 수 있도록 전체를 살피겠다”고 말했다.
5G는 통신이 전기 수도 가스처럼 인프라로 정착하는 출발점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5G에 화웨이 기기를 쓰는 것이 위험하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스마트폰도 통신사 유통을 금지했다.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은 미국 의견에 동조했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 중이다. 이 영향도 있다.
이날 국회의 질의는 화웨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영향력을 파악하는데 초점이 모였다. LG유플러스가 언급한대로 조치를 취할 것인지도 확인했다.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은 “중국 공산당이 화웨이에 지원하는 것이 있는가. 화웨이 내에 공산당조직위원회가 있는지. 2017년 제정한 국가정보법에 따라 정보수집 요구를 받은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김경진 의원(민주평화당)은 “화웨이 런정페이 창업자가 인민해방군 출신인가. 임원 중에 군과 정보기관 출신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멍 샤오윈 화웨이코리아 대표<사진>는 “런정페이 창업자는 1983년까지 군에 있었다. 1987년 친구 5명과 회사를 만들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군 출신 비중 등은 확인해봐야 한다. 공산당의 지원과 정부로부터 정보수집 요구는 받은 적 없다”고 했다.
박 의원과 김 의원은 각각 ▲영국의 보안 우려 보고서에서 지적한 공급망 공개 ▲LG유플러스가 검증키로 한 소스코드 공개 등을 요구했다.
멍 대표는 “공급망은 파악해서 별도로 말하겠다. 소스코드는 회사 중요 자산이기 때문에 제3자에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협조할 의향은 있다. 협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명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하겠다’가 아닌 ‘협력’과 ‘협의’를 언급하는데 그쳤다.
한편 화웨이와 중국 정부를 엮는 우려는 앞으로도 해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정치체계가 바뀌지 않으면 의혹을 풀 방법이 없다. 미국과 관계 개선도 전제다. 안전 여부는 사고가 나지 않으면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사고가 나지 않으면 ‘의혹’ 사고가 나면 ‘사실’이다.